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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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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vs 장동혁…캐스팅보트 된 친한·찬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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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 "찬탄은 포용 대상"…張 "내부총질엔 결단"

    한동훈 "차악 피하자"…사실상 金에 힘 실어

    전문가 "강성층 多…포용 전략, 불리할 수도"

    전대 현장서 몸싸움까지…‘당 화합’ 시험대에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지난 2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반탄(탄핵 반대) 강성 주자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면서 친한(親한동훈)계와 혁신파 당원들의 표심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같은 강성 노선을 표방하지만 김 후보는 찬탄(탄핵 찬성) 표심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장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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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한동훈 전 대표, 장동혁 후보. (사진 =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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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탄 확장’ 김문수 vs ‘강성 결집’ 장동혁

    두 후보 모두 강성 주자이지만 당선을 위한 접근법은 극명히 갈린다. 김 후보는 찬탄파와 친한계를 향해 “암 세포 자르듯이 잘라내는 건 좋지 않다”며 개헌 저지선인 100석 사수를 강조하는 반면, 장 후보는 “다 안고 가면 개헌 저지선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위험하다. 내부총질자에 대해서는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행보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김문수 후보는 결선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의원과 지난 23일 회동하며 “어떻게 하면 당이 잘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길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 혁신 관련해 “대선 백서를 내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다만 안 의원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려는 회동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 옹호와 절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도 친한·찬탄계를 포용할지 축출할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내년 재보궐 선거에 한동훈 전 대표와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 중 한 명을 공천해야 한다면 “한 전 대표는 당의 자산”이라며 그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장 후보는 “당의 방향과 달리 가는 분들이 개헌 저지선을 지켜줄 거라고 믿는 것이 저는 더 위험하다”며 찬탄 세력에 대한 인적 청산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한동훈 “차악은 피하자”…장동혁 “불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친한계와 찬탄계의 표심은 김문수 후보 쪽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당대표 결선 투표에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누가 ‘최악’이고 ‘차악’인지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 후보에 대한 투표를 우회적으로 독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장동혁 후보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당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한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한 친한계 의원은 “찬탄 세력에 대해 김 후보는 포용을, 장 후보는 청산을 이야기하는 점이 일부 반영됐을 것”이라면서도 “한 전 대표는 간접적으로 표현했는데, 장 후보가 스스로 최악이라고 느꼈다는 건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전 대표를 향했던 금도를 넘는 표현들에 지지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고,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찬탄 포용’, 유리하지 않을 수도”

    다만 이것이 당선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친한·찬탄계를 포용하는 만큼 강성 지지층에서 김 후보의 태도에 실망한 일부 당원들이 장 후보로 선회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대표 후보도 모두 반탄, 최고위원에서도 두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가 다 반탄이라는 것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뜻”이라며 “누가 조금 더 강성으로 가느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누가 당대표가 되든 당 화합과 통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실제로 8·22 전당대회가 열린 청주 오스코 행사장에서는 찬탄계와 반탄 지지층이 서로를 향해 ‘배신자’를 연호하며 날카롭게 맞섰다. 일부 강성 보수 유튜버가 카메라를 찬탄계 지지자에게 들이대자 격렬한 반발이 일었고, 몸싸움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또한 전당대회에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도부가 일반 대중에게 소구력을 얻어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과 12.3 계엄 사태 이후 당내 젊고 중도보수 성향을 가진 분들이 대거 나갔을 가능성이 있고, 그 자리를 강성층이 메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새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의 결집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중도 보수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라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중도 지향적인 국민의힘은 이미 사라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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