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여성 등반가가 겪은 가장 힘든 일은 임신…'이토록 완벽한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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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호의에 대하여 = 문형배 지음.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부산고법 판사로 재직하던 1998년부터 헌법재판관 퇴임 후인 올해 8월까지 써서 블로그에 올린 글 가운데 120편을 선별해 묶었다.
책에서 문 전 대행은 일상에 관한 생각, 독후감 등을 통해 그간의 삶을 돌아본다. 또 공판중심주의, 양형 기준제 등 현안과 관련해 사법부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나 그가 거쳐 갔던 자리에서 들려준 이·취임사를 통해 법률가로서의 생각과 고민도 공유한다.
사법고시 2차 시험을 끝내고 구로공단의 한 회사에 위장 취업해 하루 여덟시간 전자 제품의 나사를 조이는 일을 한 경험이나 정훈 장교로 복무하면서 동기생인 법무관들은 하지 않는 위병근무에 화가 났다는 고백 등에서 문 전 대행의 젊은 시절 모습도 떠올려볼 수 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특강 |
2006년 12월에 쓴 '형사 재판 잘 받는 방법들 중'이라는 글도 인상적이다. 당시 창원지법 부장판사였던 그는 진술 거부권이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서 보장된 피고인 및 피의자의 권리"라며 "법정에서 판사로부터 불이익한 사항에 대하여 질문을 받을 때 진술을 거부하면 되겠다"고 설명한다.
또 판사의 질문에 답을 할 때는 "결론을 먼저 말하고 이유를 나중에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고 조언한다.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고 시민의 한 명으로 돌아간 문 전 대행은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
"공자의 말씀처럼,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망에 빠지기 쉽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단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중략) 제가 판사나 재판관으로 있으면서 생각하였던 바를 여러분에게 말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김영사.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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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완벽한 불균형 = 마이카 버하르트 지음. 노지양 옮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한 등반가이자 여행가, 작가, 영화감독, 사회적 기업가 등으로 역동적인 인생을 살아온 저자가 쌍둥이를 임신하고 낳고 양육하며 5년에 걸쳐 엄마라는 정체성과 마주한 경험을 들려준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임신 6주 차에도 200피트(약 60m)에 달하는 빙벽을 오르는 맹렬한 산악인이고 입덧에 잠이라도 설치면 피트니스센터에서 로잉머신, 복근 운동, 스쾃, 스파이더맨 팔굽혀펴기를 할 정도의 운동인이지만 점차 활동의 제약과 신체의 변화를 실감하며 감정의 기복을 겪는다.
저자는 출산 후 쑥쑥 자라는 두 아이를 보며 평소에는 독립적이고 강인했던 자신이 너무 취약하고 약하게 느껴지는 현실에도 직면하게 된다.
누구보다 모험을 즐기며 일반인이 겪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을 기꺼이 즐기기도 했던 저자는 임신이 육체적으로 가장 힘겨운 일이었고 엄마로서 산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일이며 때로는 슬픔, 두려움, 불안과 마주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가장 원한 건 나의 엄마, 나를 일으켜줄 엄마였어. (중략) 그 엄마를 붙잡고 묻고 싶었어. 엄마 나 어떻게 해야 해요? 이런 감정 느껴도 되나요?"
길벗. 432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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