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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불평등은 계급에서 초래하는가…'불평등의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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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얻으려면 정치 참여해야"…'국가권력에 관한 담대한 질문'

    연합뉴스

    [세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불평등의 담론 =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이혜진 옮김.

    18세기 후반 프랑스혁명 시기부터 20세기 후반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2세기 동안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사유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추적한 책이다.

    불평등 분야 석학인 저자는 프랑수아 케네를 시작으로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빌프레도 파레토, 사이먼 쿠즈네츠에 이르기까지 경제사상사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여섯 경제학자가 소득 분배와 불평등을 바라본 시각을 해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케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는 불평등을 본질적으로 계급 현상이라고 봤다. 다만 각론에선 차이가 있었다.

    케네는 계급이란 법으로 규정된 것으로 보았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는 전적으로 토지, 자본, 노동이라는 각기 다른 유형 자산의 소유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의 저술에서는 불평등의 검토가 각각 토지의 대가인 지대, 자본의 대가인 이윤, 노동의 대가인 임금의 분배 차이로 귀결됐다.

    그러나 파레토는 선배들과는 달리 계급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의 분석에선 계급이 사라지고 개인들 혹은 엘리트와 나머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들어섰다. 이후 쿠즈네츠는 농촌과 도시 간, 또는 농업과 공업 간 소득 차이를 불평등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오늘날에는 세대 간 소득과 부의 전이, 그리고 이와 같은 요소들이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저자는 전한다. 자료 이용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고, 가족과 세대 간에 일상적으로 이전되는 이익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세종연구원. 484쪽.

    연합뉴스

    [아날로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국가 권력에 관한 담대한 질문 =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강은지 옮김.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가 주요 정치사상가들의 사상을 정리했다. 17세기 중반부터 20세기 말까지 300여년 간 발표된 정치사상사의 주요 저작 중 오늘날의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12편을 택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대 국가와 주권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중심에 놓고 영국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비롯해 토크빌, 콩스탕, 마르크스·엥겔스, 막스 베버, 해나 아렌트 등의 사상을 당대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를 다시 현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이 가운데 '고대인의 자유와 현대인의 자유 비교'를 쓴 19세기 소설가 뱅자맹 콩스탕의 글은 특히 눈길을 끈다. 콩스탕은 고대의 자유에 대해 '자유로운 국가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이며 공적인 삶에 참여하는 권리'로 파악한 반면, 현대의 자유란 '사적인 삶을 보호받고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받는 권리'로 봤다. 콩스탕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둘을 결합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콩스탕의 글을 분석하며 "현대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즉 간섭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정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적 삶의 역설이다. 진정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날로그. 39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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