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체결 상위권인데 잔고는 감소세…“공개매수 영향”
공매도 순보유 잔고, 공시 이틀 만 2938억→2644억
HMM 선박. [HM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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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HMM이 최근 공매도 체결 상위권에 올랐지만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줄어드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일정과 맞물려 단기적 대응이 많아진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25일~이달 25일) 대차거래 상위 10종목 가운데 HMM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25일 간 대차거래내역에서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순보유 잔고액은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달 22일 2977억6600만원이던 공매도 잔고는 한 달 사이 2662억6300만원으로 줄었다.
공매도 체결은 상위권인 데 반해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줄어든 현상에 대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를 할 예정인지라 공매도 대응이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총잔고가 줄어든 것은 자사주 매입 소각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HMM은 2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공시한 바 있다. 매입 예정 물량은 총 8180만주로 전체 주식 수 대비 7.98%에 해당한다. 매입가는 2만6200원으로 지난 14일 종가 대비 약 18.55% 프리미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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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직후인 18일 HM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1% 오른 2만3650원에 마감했다. 특히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당일 2938억원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이틀만인 20일 2644억원으로 급감했다. 단기적으로 숏 포지션이 몰렸다가 빠르게 청산된 셈이다.
자사주 매입에 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자사주 공개매수가 사실상 대주주 회수 이벤트라는 인식이 강해 개인 투자자 참여는 오히려 손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신규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수 감소 자체는 주주가치 제고 취지에 부합하지만 실제 수혜는 대주주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도 신중히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HMM의 경우 최대주주들이 참여하는 이상 자사주 매입이 새로운 호재가 아니”라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0주 연속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HMM 주가는 이미 연초 주주환원 계획 발표 이후 효과를 선반영하며 20% 넘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회사 특성상 어떤 환원 방안이 나오든 대주주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며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HMM을 편입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절대 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타 섹터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서는 “시장 내 숏 세력들이 ‘숏 온리’(Short-only)로 가기는 어려워지는 국면”이라며 “기업이 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이미 시장에 투영했고 투자자들은 그 첫 실행 과정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회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골자로 한 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에 착수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는 이날 ‘자사주 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해당 토론회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 자격으로 주최하고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민주당은 3차 상법 개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완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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