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전 인지…남북간 대화·협력 열려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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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쇼)전쟁승리 80돐(돌)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방중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화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은 이날 전승절 80주년 기념활동 준비상황 브리핑을 통해 총 26명의 정상급 참석 인사 명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김 위원장이 포함됐다. 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트남·라오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정상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관련해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 '인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해당 사실이 인지됐다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개 대화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관련해 한중 간 소통을 지속해 왔으며, (김 위원장의 방중을) 관계기관 정보를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며 "중북관계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다자외교 무대 참석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여러 국가 정상이 동시 참석하는 외교 일정의 참석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때문에 이번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북한 정상이 여러 국가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는 해외 일정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80년 티토 유고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이 가장 최근 사례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전례가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미일 3각 협력에 따른 대응, 북러에 이어 북중관계 개선 시동, 푸틴 참석 포함, 북중러 사회주의 연대 과시, 북한이 3각의 키맨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신냉전 고착화를 벗어난 4자 또는 6자 협력의 새로운 틀 형성을 대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성공과 전승절을 계기로 김 위원장도 고립을 풀고 공개 외교활동에 시동을 건 것"이라며 "이 움직임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혹은 북미회담으로 연결되기 위한 우리 주도의 주변국 평화외교 전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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