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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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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종말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종말까지 다섯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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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서울=뉴시스] '종말까지 다섯 걸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5.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종말이 확정된 세계,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인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할까.

    작가 장강명은 생각 만으로도 아득해지는 세상의 끝과 그 이후를 상상하며 써내려간 스무편의 이야기를 '종말까지 다섯 걸음'으로 엮었다.

    다섯 편의 짧은 소설을 통해 종말을 부정하거나 절망하고, 종말과 타협하거나 수용하고, 마침내 종말을 사랑하는데 이르는 인물들 각각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동시대 사회를 날카롭게 파헤쳐왔던 작가는, 종말을 앞두고도 사라지지 않는 불공정 시스템과 폭력을 응시한다.

    "인간은 말이지, 고통이나 손실은 받아들일 수 있어.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지만, 불공정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과학자와 기술자 가족을 우선적으로 선발해서 우주선에 태운다는 발상을 누가 받아들이겠냐고." (1장 부정, '종말을 부정하고' 중)

    종말에도 감정 단계가 긍정을 뛰어넘은 사랑으로 진입한 사람들 이야기도 흥미롭다. 우주선 탑승에 실패하고 곧 종말이 다가올 지구에 남은 이들 입장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대화들이 오고 간다. 이들은 '오늘만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상시 일상에서 꿈꾸지 못했던 마치 평생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채운다.

    "인류가 멸망하니까 음악을 아무리 크게 틀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아…지구가 곧 박살 날 테니 간 건강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좋아." (5장 사랑, '마침내, 종말을 사랑하고' 중)

    저자는 이처럼 '끝'을 정해놓았을 때 인간이 마주하는 감정을 세밀하게 좇는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살다 떠나가는 외계인('잘가요, 시리우스 친구들), 우주에서 태어난 초인들('알골'), 인류따위 아랑곳 않는 괴수(미래의 괴수) 등 우리와 다른 존재에 대한 상상으로 초대한다. 설화와 옛이야기를 비틀어 반전과 장르적 재미도 선사한다.

    "대단한 야심이나 목적의식을 품고 시작한 글은 아니지만, 쓰다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소설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어서 홀가분하기도 했고, '어깨 힘 빼고 편하게 써도 괜찮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상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기분이 좋아서 앞으로도 가끔 쓸 것 같습니다. (……) 이 글을 읽으실 때쯤 여러분도 상쾌한 기분이길 바라봅니다." (작가의 말)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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