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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의 소용돌이 속 30년간 반복된 이별·재회를 그린 연극 '퉁소소리'는 지난 2024년 초연돼 큰 사랑을 받았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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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배우 이호재는 노(老) 최척 역으로 극의 처음과 끝을 열고 닫으며 안내자 역할을 이어간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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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퉁소소리'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퉁소소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명청교체기의 주인공 최척의 여정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고선웅 서울시극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연극 '프리마 파시'에 출연하는 이자람(왼쪽부터), 김신록, 차지연. 쇼노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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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앞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열렸다. 비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은 남의 나라 일이라 생각되지만 400년 전 조선 땅 민초들에겐 그렇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비추는 연극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조선 중기 전쟁에 휘말린 두 남녀의 파란만장 가족사를 그린 '퉁소소리'와 불합리한 사회제도에 맞선 한 여성의 782일간의 고독한 싸움을 다룬 '프리마 파시',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비극의 출발점을 제공한 인물 라이오스를 재해석하는 '라이오스'가 연극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고선웅표 해학으로 되살린 조선 민초들
서울시극단이 '2025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 문화부문 대상' 수상작인 '퉁소소리' 재연에 나선다. '퉁소소리'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은 지난 8월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쟁 지역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도 남과 북이 휴전상태다.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길 바란다. 이같은 맥락에서 남녀노소, 특히 높은 사람들이 와서 이 연극을 보면 더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극 '퉁소소리'는 17세기 고소설 '최척전'을 원작으로 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명·청 교체기라는 격동의 시대, 최척과 옥영이 30년에 걸쳐 전쟁과 사랑,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이야기다. 조선에서 중국, 일본, 베트남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여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전쟁의 비극과 민중의 고통을 되돌아보게 한다.
고선웅 단장은 15년 가까이 '최척전'의 무대화를 구상해왔다. 소설의 배경인 남원 출신이기도 한 그는 "영웅의 전쟁사는 재미없다. 민중의 삶에 주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전쟁 속 민초들의 고통은 형언할 수 없는데, 우리는 숫자나 외교 이벤트로만 전쟁을 접한다"며 "군인으로 차출돼 전쟁으로 내몰린 그들의 마음을, 남은 가족들의 고통을 사람들이 이해하면 좋겠다. 특히 최척과 옥영이 끝내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이야기가 지금 시대에도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고난의 가족사인데도 유머와 해학을 섞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게 한 고선웅표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고선웅 연출 특유의 연극 철학은 이번 무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다양한 주제로 태어난 1인극의 힘
최근 연극계에 '지킬 앤 하이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 1인극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과 미국을 강타한 여성 1인극 '프리마 파시'가 지난 8월 2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한국 초연에는 공연계 스타 이자람, 김신록, 차지연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자람은 소리꾼 출신 판소리 창작자이자 음악감독, 배우로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연극 배우 출신 김신록은 넷플릭스 '지옥' 등 스크린·브라운관·무대를 종횡무진 넘나들고 있으며, '명성황후' 차지연은 '뮤지컬 여제'로 통한다.
작품은 인권 변호사 출신 극작가 수지 밀러의 손에서 탄생했다. 지난 2019년 호주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뒤흔들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무대는 오직 승소만을 좇던 야심만만한 변호사 '테사'가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돼 법 체제와 맞서는 782일간의 고독한 싸움을 그린다. 성폭력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가혹한 입증 책임과 제도의 허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배우 전혜진은 국내 초연하는 1인극 '안트로폴리스Ⅱ-라이오스'로 10년만에 무대 복귀한다. '라이오스'는 독일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두 번째 작품. 지난 2023년 독일에서 초연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유럽 문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신화, 그중에서도 테베 왕가의 비극을 탐구한다. 디오니소스,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등 신화 속 인물들이 무대에 등장하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권력과 가족사의 비극, 도덕적 딜레마를 드러낸다. 젠더·정체성·사회 구조를 탐구해온 김수정이 연출한다. 11월 6~22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배우 김신록이 연극 프리마 파시를 연습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배우 이자람이 연극 '프리마 파시'를 연습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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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지연이 연극 '프리마 파시'를 연습하고 있다. 쇼노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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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프리마 파시 #라이오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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