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지난 2월 화재
정밀안전진단 결과 추가 보수 필요
2028년까지 휴관...보수·4층 증축
유물 피해 없어...주변 수장고 이관 관리중
전시와 교육, 유관기관 협조 받아 진행
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정원 관장이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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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관장은 9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반영해 올해 10월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7월 공사를 시작해 2028년 10월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해 10월 '교육공간 조성 및 사무실 증축공사' 일환으로, 기존 3층 건물을 4층으로 재단장하는 공사를 2025년 10월 완공 목표로 진행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휴관 중이라 관람객 피해는 없었으나, 인화성 물질이 많은 3층 어린이전시실이 크게 손상됐고, 같은 층의 기획전시실은 화재에 따른 그을음 피해를 크게 입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2층 상설전시실은 소화 용수로 침수됐고, 1층 수장고는 물이 약간 새는 피해를 봤다.
화재 이후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는 3층 한글놀이터 일부 구역의 철골보 교체 등 구조 보강이 필요하며, 다른 구역은 철골보와 슬래브 하부 표면 처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물관은 국토안전관리원·건설기술사협회 추천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진단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복구공사는 한글놀이터 구조 보강과 3층 화재 피해 구역, 건물 외벽 복구, 기존 증축공사(1층 교육 공간·4층 사무실)를 통합해 추진한다. 총사업비는 175억원이며, 이 중 2026년 예산으로 40억원이 반영돼 있다.
강 관장은 "화재 당시 모든 유물은 수장고에 보관된 상태였는데, 다행히도 피해가 없었다"며 "당일 오후 12시30분 화재 진압 후 수장고 점검에서 일부 누습 현상이 발견돼 바로 추가 방수 조치 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로 이관 조치 했다"고 말했다.
기존 1년으로 예정된 공사 기간이 2배가량 늘어난 것에 대해선 "화재 당시 기존 공사가 90% 이상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3층에 대한 복구 설계가 추가로 들어가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다"며 "조만간 설계가 완료되면 공사 기간이 재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화재 피해와 관련해 당시 공사를 맡은 업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에 대해선 "올해 10월로 계약이 종료된다. 화재보험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관련 구상권은 보험업체가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외 피해에 대한 구상권 행사는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지속…유관기관 공간 빌려 진행
국립한글박물관 외부 전경.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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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기간에도 자료 관리와 전시·교육은 지속한다. 소장 자료 약 9만 점은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안전하게 관리 중이며, 수집·등록 업무도 정상 추진되고 있다. 신규 자료는 온라인 아카이브 '새로 들어온 한글유산'을 통해 공개하며, '이달의 아카이브 산책' 코너를 신설해 주요 자료를 주제별로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2025년 지역 순회전시 7회와 기획전시 2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올해 11월에는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가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열린다. 2026년에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 100주년, 훈맹정음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 3회가 개최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온라인과 현장 수업을 병행한다. 문화역서울284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고, 국립민속박물관 '볕들재'에서는 외국인·초등생 대상 수업을, 장애인문화예술교육진흥원 '모두미술공간'에서는 장애인 대상 교육을 진행한다.
인기 콘텐츠인 한글놀이터는 2025년 10월 세종시에 조성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는 권역별로 매년 1개소씩 확대한다. 올해 개발된 캐릭터 '말랑통통'은 세종관에 처음 적용된다.
연구와 출판도 활발히 이어진다. '한글문화지식 100', '쉬운 한글'(영문판) 등 6종의 한글 서적이 발간될 예정이다. 11월2일에는 순천청소년수련관에서 '찾아가는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가 열린다.
또 한글날을 맞아 10월9일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앞 광장에서 리플릿 배포, 문제 풀이, 기념품 증정 행사가 진행된다. 10월14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3회 국제박물관포럼'이 열리고, 한 달 동안 이촌역 나들길에서는 사진·영상 및 손 편지 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된다.
강 관장은 "화재 피해 복구공사로 장기간 휴관이 불가피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휴관 기간에도 전시·연구·교육 기능이 소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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