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그림책 남녀노소 인기
도서관 성인 대출 27% 급등
가족·행복 등 주제로 공감대
그림책작가 앤서니브라운展
아이·어른 할 것 없이 호평
그림책 원작 영화 ‘알사탕’은
극장 불황에도 누적 13만명
도서관 성인 대출 27% 급등
가족·행복 등 주제로 공감대
그림책작가 앤서니브라운展
아이·어른 할 것 없이 호평
그림책 원작 영화 ‘알사탕’은
극장 불황에도 누적 13만명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경. 어른 관람객들이 그림책 삽화를 살펴보고 있다. 아트센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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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린이를 위한 것으로 여겨졌던 그림책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다. 그림책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일상에 지친 어른들에게 정서적 위로를 건네는 한편, 전 세대에 걸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독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림책은 책과 잠재적 독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이 최근 1년 간 전국 1540개 공공도서관의 그림책 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그림책 대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는데 특히 40~60대 성인층의 대출이 26.9%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디아 브란코비치의 그림책 ‘감정 호텔’은 20대 이상 성인 독자층에서 높은 대출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책은 슬픔과 분노, 불안 등 날마다 다른 감정이 머물다 가는 한 호텔과 이들 감정을 정성껏 보살피는 지배인의 이야기다. ‘감정 호텔’은 지난해 2월 출간 직후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어른도 읽기 좋은 그림책들을 모아 놓은 ‘100세 그림책’ 섹션에서는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그림책이 성인 독자층까지 사로잡게 된 데는 그림책 콘텐츠가 전시,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된 영향도 크다. 지난 5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알사탕’은 백희나 작가가 쓴 동명의 그림책이 원작으로, 어른도 울고 웃게 만드는 이야기 덕분에 21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과 극장가 불황에도 누적 관객 수 13만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림책 ‘알사탕’은 주인공 동동이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의 속마음을 들려 주는 마법의 알사탕을 손에 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해 3월 출간 이후 현재까지 예스24 베스트셀러에서 그림책이 속한 ‘유아도서’ 부문 톱20에 누적 71주 동안 들었고, 올해 영화 개봉 이후 한때 순위가 역주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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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이 원작인 애니메이션 영화 ‘알사탕’의 한 장면. 전 세대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로 지난 5월 개봉해 누적 관객 13만명을 돌파했다. 롯데컬처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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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주요 작품을 전시로 펼친 ‘앤서니 브라운 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도 남녀노소 관객들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전시기획사 아트센터이다에 따르면,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지난 5월 개막 후 현재까지 누적 관객 10만명을 동원했다. 아트센터이다 관계자는 “관객 연령대는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폭이 넓다. 특히 어른 관객의 경우 어린 시절 접했던 브라운의 초기 작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동안 50여 권의 그림책을 선보인 브라운은 “그림책은 나이가 먹었다고 접어야 할 책이 아니라 나이를 불문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돼지책’ 등이 꼽힌다. 대부분 스테디셀러다. 5세 자녀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이지은 씨(34)는 “평소 아이한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생각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림책에 실린 그림들을 원화로 만나 더욱 깊이 있게 교감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어른도 읽는 그림책들의 공통점은 가족, 인간애, 행복, 상상, 꿈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출판사 창비가 신설한 ‘창비그림책상’의 첫 수상작인 이경아 작가의 ‘아빠, 나의 바다’는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버지의 이야기로 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렸다. 이 작가는 “인생의 반을 물 위에서 산 아빠가 들려준 바다 이야기 덕분에 어린 나는 미지의 세상을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어른 독자까지 염두에 두고 쓰여진 그림책도 상당하다. 출판사 웅진주니어는 ‘웅진 모두의 그림책’ 시리즈를 통해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출간한 ‘시계탕’은 “10분 내로 준비해” “3분 있다 불 끄는거야” 등 늘 시간을 강조하다 어느 날 번아웃이 와 시계로 변해버린 엄마와 다시 엄마를 되찾으려는 어린 딸의 이야기로 많은 육아맘들의 공감을 일으켰다.
올해 6월 출간된 벨기에 작가 안 에르보의 ‘나는 너를 너무나 사랑해’는 그림책이지만 유아도서보다는 이별을 앞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에 관한 에세이에 가깝다. 드로잉·콜라주가 뒤섞인 그림으로 작가는 사랑으로 촉발되는 다양한 감각을 시각화했다. 이들 이미지는 시적인 문장과 함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사랑의 다양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면서 몰입감을 높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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