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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처벌이 능사일까…'마약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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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보단 사랑? 사랑보단 우정…'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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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크로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마약 전쟁 = 요한 하리 지음.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마약 전쟁의 이면을 파헤친 책이다.

    마약 전쟁의 역사는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연방마약국 초대 국장인 해리 앤슬링어는 인종주의와 마약을 연관시키면서 단번에 주목받았다. 흑인이 대마초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다는 터무니없는 논리였다.

    마약국은 이에 따라 백인은 거의 터치하지 않고, 흑인 위주로 단속했다. 흑인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와 백인 뮤지컬 배우 주디 갈랜드 모두 똑같이 헤로인 중독자였지만 마약국 요원들은 흑인인 홀리데이에 대해서만 가혹하게 굴었다.

    마약 단속은 인종주의뿐 아니라 범죄 네트워크 강화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마약 단속으로 마약왕을 집어넣으면, 그 빈자리를 차지하고자 다른 범죄조직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단속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범죄자 갱생도 미미했다. 낙인효과 탓에 출소한다고 해도 다른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 마약 범죄자로 찍히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에서도 쫓겨났다. 심지어 투표권까지 박탈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자는 마약으로 인해 삶이 뒤바뀐 중독자, 10대부터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멕시코의 마약상, 중독의 화학적 기전을 연구하는 심리학자와 생물학자, 각종 마약 복용을 비범죄화하도록 정책을 바꾼 포르투갈의 한 의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약물 중독 문제를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처벌과 단속에 의존해온 낡은 방식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어크로스. 456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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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암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들 = 라이나 코헨 지음. 박희원 옮김.

    질풍노도 시기인 10대와 20대를 버티게 해주는 힘의 상당 부분은 우정에 기인한다. 그러나 10대의 고민과 20대의 불안을 기반으로 쌓아갔던 우정의 농도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정타를 맞는다. 결혼이다. 온갖 에너지를 결혼 생활과 일에 쏟게 되면서 친구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연인이나 배우자 못지않게 동성 친구와의 우정을 깊이 있게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정의 가치를 믿는 언론인인 저자는 깊은 우정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인종, 종교, 성별, 섹슈얼리티가 모두 달랐지만, 삶의 중요한 부분을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오랜 친구인 아이네즈와 바브는 자녀의 죽음이라는 극한의 고통을 경험한다. 그 상처를 완전히 잊기란 불가능하지만, 아이네트와 바브는 서로를 의지하며 조금씩 극복해 나간다.

    존과 에밀리는 육체적 관계에 빠지지 않는 '비로맨틱 동반자'다. 이들은 우정만으로도 고된 삶을 충분히 해쳐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동성애자 남성 아트와 이성애자 남성 닉의 우정, 싱글맘인 너태샤와 법적 공동 양육자인 린다의 우정 등을 통해 저자는 우정이 연애보다 더 깊은 감정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암사. 40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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