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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與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기회 잡은 국민의힘...존재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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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09.15.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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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사퇴를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며 대여 투쟁 전선을 꾸렸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독주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내란 재판부 설치라고 보고 이를 비판하며 야당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조 대법원장)이 먼저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조 대법원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는 대통령실도 힘을 보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시대적 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그 이유에 대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입법부나 행정부에서 사법부의 수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자칫 삼권 분립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민주당과 대통령실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 자리는 조희대 개인의 자리가 아닌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사법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대법원장과 대통령 임기를 달리한 건 권력 변동과 상관없이 사법부 독립을 굳건히 지키라는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다. 반드시 그 헌법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도 재판도 정치권 입맛에 맞춰서 하는 독재통치"라고 비판했고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장 사퇴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민주공화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분명한 실책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내란 재판부 설치도 문제인데 조 대법원장에게 직접적으로 나가라고 한 것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헌법을 파괴할 정도로 과격하다는 것을 온 국민이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비판 수위를 높이며 야당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시도의 위헌성을 꾸준히 지적한다면 민주당의 독주에 피로감을 느끼는 중도층이 국민의힘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에 씌워진 내란 프레임을 극복하는 데 이번 이슈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보고 내란정당이라고 하는데 지금 헌법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 아니냐"라며 "내란정당이라는 주장을 하기 전에 민주당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강 대변인은 다시 브리핑을 열고 "선출된 권력과 임명된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원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라며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이 없다는 게 답변이고 어떤 의사를 표명한다면 돌이켜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원칙적 공감이란 이야기"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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