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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누구든 공습' 횡포에 사우디, 파키스탄과 안보협정... 反이스라엘 물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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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도 이스라엘 제재로 침공 중단 촉구
    가자전쟁 팔레스타인 사망자 6만5000명


    한국일보

    팔레스타인인들이 15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북부 가자시티의 알-가파리 주거용 타워 잔해 앞을 지나가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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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군사행동에 유럽 국가는 물론 그간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일부 아랍 국가마저 일제히 반(反)이스라엘 조치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전쟁에 따른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누적 6만여 명을 넘어섰으나 미국을 든든한 뒷배로 둔 이스라엘은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국 침략, 양국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17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반미(反美)' 국가이자 핵보유국인 파키스탄과 '전략적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정상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리야드에서 만나 협정에 서명했다. 해당 협정은 "어느 한 국가에 대한 침략은 양국 모두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우디가 파키스탄과 국방 협력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걸프 국가들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이스라엘이 하마스 정치지도자들을 겨냥해 미 동맹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를 공습하면서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군사 운용과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은 카타르뿐 아니라 그 어디라도 하마스가 있다면 공습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방 전략과 안보 동맹을 다각화해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려 한다. 사우디의 한 고위 관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모든 군사적 수단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방위 협정"이라며 "우리는 이번 협정을 통해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이 사우디에 핵우산을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습 피해를 받은 카타르의 경우 조만간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예정이다.

    EU, 무관세 중단·극우인사 제재 제안



    한국일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위원회 주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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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에 시동을 걸었다. EU 집행위는 이날 이스라엘산(産) 수입품에 적용하던 무관세 혜택 중지와 함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이스라엘 극우 인사 2명, 하마스 지도자 10명에 대한 제재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을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독일 등 일부 회원국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역 관련 제재 통과를 위해선 27개 회원국 중 15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극우 장관 제재안은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광폭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48시간 동안 가자시티에 150회 이상의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하루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98명이 사망하고 385명이 부상을 입었다.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총 6만5,062명에 달한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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