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이폰17, 삼성 ‘갤럭시Z 폴드7’에 혁신 밀리고
투명폰·게이밍폰 등장에 개성·디자인도 뒤처져
10~20대 여성 수요·에어드랍이 아이폰 점유율 지탱
애플이 ‘아이폰17’ 시리즈를 출시한 19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애플스토어 앞에서 소비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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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를 공식 출시하고 판매를 개시했다.
이날 오전 8시 도쿄 오모테산도 애플스토어 앞에는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약 40명이 몰렸다. 전작인 아이폰16 출시 때와 비슷한 규모지만, 줄서 있는 소비자들 중엔 여전히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다른 일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 아닌 무선 이어폰 신제품인 ‘에어팟 프로3’만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과거와 비교하면 애플 신제품에 대한 인기나 열풍이 상당히 사그라들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46.4%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6.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2위 구글과 3위 삼성의 점유율은 각각 4.4%포인트, 3.8%포인트 상승했다.
애플 아이폰의 인기가 하락한 이유로는 경쟁 심화,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감성 문화, 성능 대비 높은 가격 등이 지목됐다.
지난 5월 아이폰에서 삼성 ‘갤럭시S25’로 갈아탄 한 40대 여성 회사원은 “아이폰은 가격과 성능이 균형 잡히지 않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마디로 너무 비싸다는 얘기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이 지난 8월 선보인 ‘갤럭시Z 폴드7’은 접힌 상태에서 두께가 8.9mm로, 전 모델보다 26% 얇아졌다. 이는 두께가 8.75mm인 ‘아이폰17 프로’와 큰 차이가 없다.
아이폰이 ‘최고의 기술과 선진적인 디자인’이라는 이미지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젠 혁신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실제 삼성 갤럭시Z 폴드7 판매량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었다. 애플 역시 내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앞으론 접는 스마트폰이 대중화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등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특별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영국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대표 사례다. 내부 부품이 보이는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1000대 한정판 모델을 15분 만에 완판시켰다. 올해 8월 출시한 ‘폰(3)’에는 후면 소형 디스플레이와 일본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모바일 지갑 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스마트폰도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 에이서스(ASUS)가 올해 3월 출시한 ‘ROG 폰 9 프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동으로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고, 승리 장면을 자동 저장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중국 샤오미는 ‘가성비’ 수요를 정조준해 올해 2월 일본에서 ‘포코’ 시리즈를 출시했다. 포코 F7은 온라인 전용 판매, 최소 광고 전략을 통해 가격을 5만 4980엔(약 52만원)으로 제한했다.
이외에도 방수 기능을 부각한 일본 FCNT의 ‘애로우스 알파’와 AI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 오포(OPPO)의 ‘레노13 A’ 등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 독주 구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아이폰이 여전히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10~20대의 압도적인 수요와 에어드롭(AirDrop) 기능 때문이란 분석이다.
MMD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20대 여성의 80% 이상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고등학생 등 젊은 여성층들에게도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12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 시행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간, 또는 다른 OS와도 에어드롭과 유사한 기능이 호환될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는 “개성이 강한 스마트폰이 대두하는 가운데 기술 혁신이 둔화한 아이폰이 아성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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