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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일문일답] 넷플릭스 손잡고 글로벌 장악한 K-콘텐츠, 다음 스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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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의 협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K-좀비물 '킹덤'을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콘텐츠 협업은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거쳐 '폭싹 속았수다'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르는 흥행작을 통해 한국적 소재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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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런 협업 체계의 지속 가능성과 문화적 고증 문제, 그리고 K-콘텐츠가 나아갈 미래 방향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19일 '부산국제영화제'가 진행 중인 현장을 찾아 김태훈 팝칼럼니스트·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관련 인사이트에 대해 청취했다. 다음은 업계 전문가들과의 일문일답.

    Q. 넷플릭스와 K-콘텐츠 협업의 향후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면.

    A.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협업은 단순히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인 만큼, 중요한 건 공생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예를 들어 본다면 뛰어난 창작자들이 모여 거리가 활성화되지만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공동화가 일어난다.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단기 이익을 좇아 창작 생태계를 고갈시키지 않으려면, 서로 협업의 지점을 고민해야 한다.

    Q. 성공한 K-콘텐츠가 모방되거나 왜곡될 우려는 없을까.

    A.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 예전에는 아시아 전체를 혼동해 표현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오징어게임 이후 한국어와 문화적 디테일은 크게 개선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문화 감수성 코디네이터를 두고 특정 문화를 비하하지 않도록 검증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 콘텐츠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증 오류는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팬덤은 이를 지켜보고, 때로는 놀이처럼 소비한다. 오히려 자발적 감시자들이 생겨나며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Q. 문화적 혼종이 오히려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A.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맞다. 피자 위에 파인애플을 올리면 이탈리아 셰프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역시 '피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 문화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전통만을 고집하면 재미없는 문화가 될 수 있다. 섞이고 변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A. 고현주 넷플릭스 시니어 디렉터: 문화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즐기면서 향유하는 과정에서 모수가 커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창작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가 이제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기에 더 다양한 확장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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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K-컬처 확산과 경제적 성장의 관계는 어떻게 보나.

    A.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예전에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 고증 오류나 왜곡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성장한 경제 덕분에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A.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 잘 사는 나라의 문화가 글로벌하게 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도 경제적 기반을 갖추면서 문화가 존중받기 시작했고, 다시 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Q. 최근 글로벌 영화·드라마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K-콘텐츠의 현주소와 가능성은.

    A.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게임 세대가 등장하면서 영화와 드라마의 문법도 변했다. 과거엔 캐릭터의 과거 서사가 중요했지만, 게임은 플래시백 없이 앞으로 전진한다. 최근 작품들에서도 이런 문법이 유효하게 쓰이고 있는데 창작자들은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또한 게임 시장은 이미 교향곡 작곡가들이 활동할 정도로 거대한 산업이다. 머지않아 유능한 작가들이 게임 서사와 결합해 K-콘텐츠를 확장시킬 것이라 본다.

    Q. K-콘텐츠가 '홍콩 영화'처럼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A.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 홍콩 사례는 정치적 요인이 컸다. 지금은 미디어 환경 자체가 다르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 콘텐츠가 잘 돼서 투자한 게 아니라, 글로벌 아카이빙 전략의 일환이었다. 산업 경쟁은 치열하지만,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A.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한국 콘텐츠는 우연히 급부상한 게 아니다. 좁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키워왔고, 그것이 글로벌 무대에서 빛을 발한 것이라 본다.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경쟁력인 셈이다. 다만 장기 지속을 위해서는 플랫폼과의 공생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인공지능 창작 환경처럼 제작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창작력이 있는 이들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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