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진행자와 자신의 영화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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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영화감독입니다."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자신의 영화 제작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중 하나로 봉준호 감독을 꼽았다. '케데헌' 싱어롱 상영에 맞춰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강 감독은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 행사에서 "봉 감독의 '괴물'을 보면 영화 한 편에 다양한 톤과 장르가 섞여 있는데 '괴물'을 보면서 그게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케데헌'엔 뮤지컬, 로맨스, 코미디, 호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는데 봉 감독의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봉준호와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를 꼽은 강 감독은 "저보다 아버지가 영화광이었다"며 "'괴물'을 아버지와 함께 크리스마스 때 봐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봉 감독의 영화 중에선 '살인의 추억'을 가장 좋아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매기 강 감독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픈토크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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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독 데뷔작 '케데헌'에 한국 문화를 녹여낸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할리우드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제 목표 중 하나는 한국 문화를 담은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그러다 최근 한국 노래와 영화,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되자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K팝은 나중에 추가된 요소였어요. 처음엔 무당, 저승사자, 도깨비, 물귀신 같은 걸 영화에서 보고 싶어 시작했죠. 그렇게 나온 게 데몬 헌터스였습니다."
'케데헌'의 인기에 따라 OST도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와 앨범 차트를 함께 석권했다. 주제가라 할 수 있는 '골든(Golden)'은 강 감독이 OST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그는 "단순히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캐릭터와 스토리를 반영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어린 친구들에게 받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딸이 '케데헌'의 여성 캐릭터에 공감한다'는 부모의 말을 들을 때 기쁘다"고 했다. "저희가 누군가의 세일러문, 누군가의 인어공주, 디즈니 공주를 만들어낸 거잖아요.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생각합니다."
K팝 아이돌을 묘사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고도 했다. "'케데헌'을 준비하며 아이돌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제가 아이돌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그들의 경험을 직접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돌이든 아니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숨기고 싶은 모습이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여겼죠."
그는 영화감독 또는 가수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여러분만의 개성을 포용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도 이 영화를 만들며 참 두려웠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할까?' '맞는 방향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했죠.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는 데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두려워할 순 있어요. 하지만 극복하고 자신감을 갖고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부산=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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