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와 좋은 추억
美 비핵화 집념 털면 만날 것”
남측엔 “상대 안 한다” 강경
李대통령 “核개발 중단은 이익
동결이 현실적 대안 될 수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양 정상의 ‘나쁘지 않은 개인적 관계’를 밝힌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다음달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주목된다. 하지만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비핵화 포기는 미국이 수용할 수 없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는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아 에이펙을 계기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선 지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을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상대로, 통일은 “불필요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해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시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출국 인사하는 李대통령 부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24일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서울공항=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당장 폐기하지 않더라도 생산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북·미 합의를 한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연간 핵무기 15기에서 20기를 추가 생산하고 있다. 일시적, 현실적 조치로서 북핵 동결이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데 분명한 이익이 있다”며 “비핵화를 향한 무익한 시도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한국과 세계 평화·안보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절대 불가’ 입장을 재차 밝힌 데 대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적대적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며 “정부는 긴 안목을 가지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의 적대를 해소하고 평화적 관계로의 발전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관·박지원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