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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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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동남아의 모든 것…'대항해시대의 동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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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는 사라졌지만 유산은 남았다…증오의 심리학 '나치 마인드'

    머스크는 혁신가일까…'머스크 리스크'

    연합뉴스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대항해시대의 동남아시아 = 앤서니 리드 지음. 박소현 옮김.

    후쿠오카아시아문화상을 받은 학술서로, 발간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한 명성을 자랑하는 책이다.

    책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절반 이상은 오스트로네시아족이라는 같은 선조에서 나온 언어를 쓴다. 숲과 물이 많기에 쌀·생선·야자를 주로 먹었고, 나무 기둥으로 바닥을 높이 세운 주상 가옥에 살았다. 육로로는 접근이 어려웠지만 물길은 어디나 뚫려 있었다. 여기에 바람은 잔잔하고 역내 바다의 물살은 부드러워 지역 교역은 흔했다.

    대신 대양의 물살은 가팔라 외부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동남아시아를 한 덩어리로 보고 '난양'(南洋)이라 명명했다. 인도인·페르시아인·아랍인은 이 지역을 '바람 아래의 땅'(the land below the winds)이라 불렀다. 인도양을 움직이는 계절풍을 의식한 표현이었다.

    역내 무역은 활발했다. 말레이어가 오늘날 영어의 역할을 했다. 무역 거래에 참여한 자바인, 몬족, 인도인, 중국인, 필리핀인은 말레이어를 썼다. 역내 독특한 문화도 발달했다. 특히 여성들의 문화가 그랬다.

    동남아시아 여성들은 유교의 족쇄에 갇혀 있던 동아시아 여성들과는 분명 다른 삶을 살았다. 결혼과 이혼이 자유로웠고, 시댁살이보다 처가살이가 흔했다. 연애도 마음껏 했다. '은장도'로 상징되는 정조 관념 따윈 아예 없었다. 오히려 결혼 전 자유로운 성관계를 권장하기도 했다. 당연히 남녀 관계에서 여성 영향력이 컸다. 교역이 중요한 나라에선 여성 통치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동남아시아센터 초대 소장을 역임한 저자가 대항해시대인 15~17세기,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동남아시아의 사회조직, 물질문화, 도시와 교역, 종교, 빈곤 문제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울렀다.

    글항아리. 976쪽.

    연합뉴스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나치 마인드 = 로런스 리스 지음. 조행복 옮김.

    소수당에 불과했던 나치는 어떻게 독일을 장악했을까.

    30여년간 나치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저자가 역사와 심리학을 결합해 나치와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파헤쳤다.

    저자는 나치 전력자들의 증언과 나치 체제에서 성장한 세대의 기억, 그리고 권위와 복종, 집단 심리와 뇌 연구 등 심리학의 최신 학문성과를 활용해 나치의 부상을 조명한다.

    책에 따르면 나치가 민중을 설득한 전략은 단순하다. 증오에 기반한 언설(言說)이다. 저자는 음모론 퍼뜨리기, 집단 갈라치기, 청년 타락시키기, 두려움 키우기 등 히틀러와 나치가 중요한 순간마다 활용한 12가지 전략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 영향은 심대하다. 당시 친위대원이었던 베른트 린은 나치 독일이 "좋은 시절이었다. 독일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었다"며 "온 세상이 우리에게, 제국에 반대했다. 이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당연했다"고 했다.

    나치 돌격대원이었던 볼프강 토이베르트도 나치 정권의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을 크게 능가했다"고 평가했으며 아무 근거 없이 "홀로코스트로 죽은 사람은 '30만명에서 40만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다른 전력자들은 저자에게 "당신이 그 시기에 살았다면 어떻게 행동했겠냐"고 되물으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저자는 나치의 범죄가 역사적 조건과 인간 심리의 취약성이 맞물린 결과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나치는 사라졌지만 나치즘의 본질인 증오, 희생양 찾기, 반유대주의, 종족주의, 극심한 민족주의 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책과함께. 656쪽.

    연합뉴스

    [생각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머스크 리스크 = 페즈 시디키 지음. 이경남 옮김.

    미국 워싱턴포스트 테크 전문기자인 저자가 논란의 사업가 일론 머스크를 해부했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다. X(옛 트위터)마저 손에 넣은 그는 스티브 잡스를 잇는 새로운 혁신의 아이콘을 꿈꾸며 기술 권력과 경제 권력의 정점에 섰다. 머스크는 "능력주의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지만, 그의 비전을 믿었던 많은 이들은 경력이 단절되거나 삶이 뒤집히는 경험을 했다. 그가 트위터에 쏟아낸 몇 마디로 주가가 요동치고 시장이 교란되기도 한다.

    그의 급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회사와 직원들, 심지어 투자자들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머스크는 거침없이 기술적 문제와 규제라는 장애물을 부수고 나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에는 무관심하다.

    이런 머스크는 혁신가일까.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행동으로 봐선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머스크가 권력을 어떤 식으로 휘둘렀는지를 살펴보며 머스크의 행동이 단지 '별난 천재'의 기행이 아니라, 통제 불능에 가까운 '위험한 리스크'임을 강조한다. 그는 머스크적 혁신의 다른 이름은 '불확실성'이라고 말한다.

    생각의힘. 48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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