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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바람 불자 브아솔 컴백…3인조로 6년만에 꺼낸 알앤비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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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인조로 돌아온 브라운 아이드 소울 정규 5집

    중앙일보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6년만의 신보이자, 10년만의 정규로 돌어왔다. 사진 롱플레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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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앨범을 만들며 1집 때 밤을 새며 작업했던 기억이 났어요. 이젠 밤새 작업하진 못하지만, 그때의 감정들을 느꼈어요. 마치 ‘우리들의 순간’ 처럼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멤버 영준은 지난 23일 공개한 10년 만의 정규 5집 ‘소울 트라이시클’의 작업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발매 하루 전 서울 영등포 CGV에서 열린 프리미어 뮤직비디오 상영회 및 GV(관객과의 대화)에서다.

    이번 앨범은 성훈 탈퇴 후 3인조로 재편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만들었다. 성훈은 지난해 3월 재즈 공부를 위해 멤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팀을 떠났다. 남은 멤버들은 앨범명에 세발자전거(트라이시클)를 넣어 세 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세발자전거를 타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준이 언급한 타이틀곡 ‘우리들의 순간’은 지나간 추억과 현재의 소중함을 동시에 노래한다. 풍성한 스트링과 화음이 어우러지며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영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얼은 “전형적인 1990년대 초반 스타일의 곡이다. 얼핏 들으면 사랑이야기 같은데, 다시 잘 들어보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풋풋한 시간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우리도 50세가 다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뒤를 돌아보면 울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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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콘셉트인 세발자전거와 함께 포즈를 취한 브라운 아이드 소울. 사진 롱플레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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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비디오에도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장면들이 담겼다. 젤라또 가게를 운영하는 배우 안재홍이 우연히 매장에 찾아온 전 연인과 재회하는 내용이다. 아이 엄마가 된 연인을 보며 안재홍은 옛날 추억에 미소짓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데,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색과 어우러져 짙은 여운을 남긴다. 연출자 송원영 감독은 “인터넷이 없던 시대로 설정해 1990년대 감성을 담았다”고 했다. 나얼은 “촬영장에 갔을 때 안재홍 연기에 감동 받아 푹 빠져서 눈물도 나고 그랬다”며 감탄했다.

    앨범엔 ‘우리들의 순간’을 포함해 총 14곡이 담겼다. 6년 전인 2019년 5집의 하프 앨범으로 발매했던 ‘잇츠 소울 라이트’(It’ Soul Right)의 6곡에 나머지 신곡 8곡을 더해 정규 5집을 완성했다. 3인의 멤버들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 색깔에 어울리면서도 각자 취향을 담은 소울 장르들을 넣어 수록곡을 채웠다. 덕분에 60년대 ‘서던 소울’부터 90년대 R&B까지 흑인 음악의 긴 흐름이 녹아 있는 다채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러브 스캣’을 만든 정엽은 “재작년 소울 펑크를 밴드 음악으로 하고 싶어서 밴드 코스믹 칩스를 만들었다. 그 친구들과 작업해 60년대 서던 소울 스타일의 곡이 나왔다”고 말했다.

    ‘매일 너를’에서는 영준의 스타일이 두드러진다. 그는 “나이가 들다보니 그냥 사랑노래보다는 지나간 아름다운 순간, 지친 삶에서 격려하고 위로하는 그런 중의적 표현을 또 쓰고 싶었다”며 노래에 담긴 메시지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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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데뷔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방송 출연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대중성을 확보한 그룹이다. 사진 롱플레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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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밤의 도시’, ‘그대의 밤, 나의 아침’, ‘이 밤 우리는’까지 밤을 소재로 한 노래를 작업한 나얼은 “낮보다는 아무래도 밤에 감성이 잘 올라온다”고 했다. ‘익숙한 얘기’를 만든 음악프로듀서이자 가수 에코브릿지는 “나얼의 주문대로 콘셉트 수정을 거쳐 곡 작업을 하는데 오랜만에 재미있었다. 녹음할 땐 나얼 목청이 너무 커서 귀가 찢어질 뻔 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자세한 앨범 작업기는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사운즈 한남 내 꽁떼비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소울 트라이시클 특별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앨범 아트워크, 가사 노트, 뮤직비디오 소품 등을 통해 음악을 비주얼 아카이빙으로 확장한 전시다. 이번 앨범 뿐 아니라 2003년 데뷔 이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남긴 음악과 무대, 그리고 대중의 기억을 모아놨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유례없이 소울과 R&B의 본류를 고수하며, 동시에 대중적 공감을 획득한 보기 드문 그룹이다. 아이돌 음악이 주류로 자리잡던 2000년대 초반 등장해 ‘정말 사랑했을까’, ‘마이 스토리’, ‘러브 발라드’,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같은 곡으로 장르적 깊이와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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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 포스터. 사진 롱플레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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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의 히트곡은 12월 24, 25,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콘서트 ‘소울 트라이시클’에서 들을 수 있다. 6년 만에 공연을 앞둔 정엽은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된다. 원래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오랜만에 큰 공연장에서 팬과 만난다니 꿈도 꾼다”는 소감을 전했다. 나얼은 ‘마지막 공연’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공연하는 걸 너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라, 매번 공연 할 때마다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임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고, 이번에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에 오르겠다”고 덧붙였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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