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넉 달 만에 1,410원대로 마감
코스피도 2% 넘게 떨어지며 3,400선 아래로 밀려
코스피 등락에 휘청이는 증시 시장 |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26일 국내 주식시장과 원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1,410원대로 치솟았고, 코스피 역시 2% 넘게 떨어지면서 10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3,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넉 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오른 1,409.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워 장 중 1,414.0원까지 올랐다.
환율은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과 1,410원을 지난 24일과 25일 장중 차례로 뚫었다.
코스피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수가 3,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2일(3,395.54)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0.72포인트(0.89%) 내린 3,440.39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한때 3,365.73까지 내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천611억원, 4천889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1조97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는 내리고 환율은 오르고 |
한미 통상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원화와 국내 증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천500억 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무역 합의의 최대 쟁점인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놓고 평행선을 그리는 상황에 우리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발언이 나온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경제 지표 호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매력이 떨어졌다.
미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됐으며 지난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주간 거래 마감 무렵 전일보다 0.59% 오른 98.375를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상승에는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국내 요인으로는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 대외 요인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강달러 국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기와 그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 후퇴, 한미 무역 협상 교착 장기화 조짐 등이 국내 증시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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