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종교계 이모저모

    바흐 b단조 미사 BWV 232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홍일]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연주

    바흐 b단조 미사 BWV 232

    9월20일(토) 오후 5시 아트센터인천

    "종교음악의 열기 다시 불붙힌 바흐 b단조 미사!"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클래식 음악 감상단계를 언급할 때 교향곡이나 오페라에서 시작되어 협주곡을 거쳐 독주 소나타로 갔다가 실내악을 지나면 종착점은 교회음악이라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벨기에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가 이끈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아트센터인천에서 들려준 '바흐 b단조 미사'나 필자가 접한 국립합창단 제203회 정기연주회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9월16일 저녁 롯데콘서트홀)는 종교 합창음악의 가치를 새로이 다시금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다.

    바흐의 b단조 미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작곡한 미사곡이자 바흐 종교음악의 총결산으로 여겨지며 클래식 음악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곡이다. 마태수난곡과 더불어 바흐 종교음악의 양대 걸작으로 마태수난곡이 대중적으로는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을 더 높게 치는 전문가나 음악애호가들도 많다.

    팔레스트리나의 마르첼로 교황의 미사,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장엄미사 등과 함께 미사 음악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뉴스

    25년에 걸쳐 완성된 바흐 음악의 결정체로 바흐의 신앙관과 음악철학, 작곡기법이 총망라된 신을 향한 마지막 신앙고백이라는 점도 많은 클래식 고어들을 아트센터인천으로 끌어들이게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진은 바흐 b단조 미사를 연주하고 있는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아트센터인천에서의 국내 내한공연중 세번째 연주장면. 사진: 아트센터인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레베허와 보칼레 겐트의 명성도 종교음악에의 관심 자극!"

    9월 하순 서울 예술의 전당이나 대전 예술의 전당, 아트센터인천등 세곳의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가진 필리프 헤레베허가 이끈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내한공연의 바흐 b단조 미사는 블로거들의 아트센터인천에서 본 공연후기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어 2시간여의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아트센터인천을 찾아 이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서울 못지않게 상당히 많았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는 아트센터인천의 고급스러운 질감의 음향이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섬세하고도 투명한 사운드를 더욱 풍성하게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라는 기대가 서울에서 원정온 클래식 팬들의 심성에도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주말 토요일 아트센터인천 1층 공연장에 들어서니 객석을 가득 메운 열기가 서울 못지않아 종교음악에 대한 관심도 클래식 영역에서 만만치않게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엿보게 된다.

    문화뉴스

    작품적 요소 못지않게 지휘자로서 필리프 헤레베허의 명성과 그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연주력이 다른 앙상블들에 비해 남다를 것이라는 관객들의 기대도 많은 클래식 팬들을 아트센터인천으로 끌어들였을 요인의 하나일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아트센터인천 공연에 이처럼 관심이 쏠린 이유는 'b단조 미사'가 바흐가 생애 마지막 예술혼을 불어넣어 작곡한 대미사곡으로 그가 남긴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져있는데서 우선 비롯될 것이다. 이곡이 또한 25년에 걸쳐 완성된 바흐 음악의 결정체로 바흐의 신앙관과 음악철학, 작곡기법이 총망라된 신을 향한 마지막 신앙고백이라는 점도 많은 클래식 고어들을 아트센터인천으로 끌어들이게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런 작품적 요소 못지않게 지휘자로서 필리프 헤레베허의 명성과 그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연주력이 다른 앙상블들에 비해 남다를 것이라는 관객들의 기대도 많은 클래식 팬들을 아트센터인천으로 끌어들였을 요인의 하나로 사료된다.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한 지휘자 헤레베허만의 역동적이고 정밀하며 섬세함이 살아있는 바로크 음악해석법은 곧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그는 르네상스부터 현대음악까지 전 레퍼토리를 음악사적으로 타당하고 철저한 분석을 거쳐 연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화뉴스

    공연직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연주자들을 무대에서 격려하고 있는 필리프 헤레베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바로크 음악 연주관행을 성악곡에 접목한 최초의 앙상블중 하나였으며 이들은 가사에 충실한 정격적이며 수사적인 접근법을 통해 투명한 사운드를 구현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몇 년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유연하게 소화하는 앙상블로 성장해와 이 앙상블의 가장 큰 강점은 어떤 프로젝트에서든 이상적인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연주자들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혀왔다.

    파란 거버의 악보를 들고 느릿느릿 걸어나와 그 악보를 들고 나오는 순간의 아우라가 대단했다는 어느 블로거의 진단에서부터 긴 공연의 시작을 여는 Kyrie eleison I이 압도적이어서 영혼까지 정화되는 듯한 극한의 성스러움을 체감했다는 소감까지, 바흐의 b단조 미사곡의 한을 풀어야겠다 생각한대로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거룩하고 아름다웠다는 공연후기들에서 아트센터인천에서 공연이 끝나고 나서 대단한 커튼콜 박수가 오래 이어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문화뉴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바로크 음악 연주관행을 성악곡에 접목한 최초의 앙상블중 하나였으며 이들은 가사에 충실한 정격적이며 수사적인 접근법을 통해 투명한 사운드를 구현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테바트 마테르, 중세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시(詩)!"

    9월16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립합창단이 무대에 올린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21세기에도 '테 데움'과 함께 드보르작의 종교곡중 가장 유명하고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85분에서 90분이 걸리는 드로르작의 종교합창곡 진수인 '스타바트 마테르'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을 목도하며 슬퍼하는 성모마리아의 성정을 표현한 것으로 중세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시이다.

    국립합창단 단장겸 민인기 예술감독은 "드보르작은 모두 10악장에 걸쳐 인간이 겪는 상실과 절망, 그 속에서도 느껴지는 위로와 희망을 음악으로 새겼다"며 고통과 슬픔의 선율에서 시작해 고요한 기도와 격정적인 절규, 그리고 마침내 평온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단순한 종교적 작품을 넘어 인간 보편의 감정을 담아낸 음악적 고백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펼쳐보인 연주를 들려줬다.

    종교음악도 교향악단의 주요 연주 레퍼토리로 확실히 정착돼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을 내가 본격 하게된 계기는 지난해 2024년 3월7일 정명훈 지휘 KBS교향악단의 베르디 레퀴엠 연주를 보고 나서다. 영성과 안식을 주는 종교음악 연주들이 기존의 교향악 연주들에만 익숙해있던 관객들의 귀에 새로운 영적 정화(淨化)와 안식(安息)을 가져다주는 체험을 안겨주는 장르로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초 종교음악 무대를 장식한 KBS교향악단X정명훈 Choral 1 베르디 레퀴엠 연주나 종교음악에서 최근 성가를 떨치고 있는 부천시립합창단 김선아지휘의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바흐 요한수난곡'을 잇따라 접하고서 이런 생각은 내게 분명한 확신으로 자리잡았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던 지난해 7월2일의 코랄레움 인 서울의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나 7월8일의 서울모테트합창단 제127회 정기연주회로 열린 멘델스존의 <사도 바울>도 종교음악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좋은 연주회였다.

    '엘리야'는 헨델의 '메시아',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함께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히는 곡이고 바흐와 헨델에서 하이든까지 이어진후 끊어진 대규모 오라토리오 작품의 명맥을 다시 잇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사도바울 Paulus'는 멘델스존이 작곡한 3개의 오라토리오 '사도바울, 엘리야, 그리스도'중 가장 처음 작곡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글,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저작권자 Copyright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