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인터뷰] 오태림 글루와 대표 “블록체인, 금융도 통신도 바꿀 수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오태림 글루와 대표


    “블록체인은 단순히 가상자산 기술이 아닙니다. 금융망과 통신망, 두 가지 인프라를 동시에 혁신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기업 글루와(Gluwa)를 이끄는 오태림 대표의 말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를 졸업한 그는 2012년 한국에서 글루와를 창업했고, 2016년 미국 벤처캐피탈(VC) 투자를 계기로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글루와는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블록체인 대출 프로젝트 '크레딧코인'을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위성을 발사해 분산형 통신망 실험까지 나섰다.

    오 대표는 “비트코인이 분산 금융망을 증명했다면, 통신망도 중앙이 끌 수 없는 분산형으로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는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고, 예컨대 테더(USDT)로 코인을 구매하는 식으로 기존 금융망을 대체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작점은 금융소외자였다. 현금 위주로 거래해 신용 기록이 남지 않는 이들은 고금리 사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오 대표는 “금융소외자는 대출을 많이 하지만 데이터가 쌓이지 않는다”며 “블록체인에 신용을 기록하면 누구나 낮은 금리로 경쟁적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망 밖에서 발생하는 대출 데이터를 객관화하는 데 블록체인이 최적의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글루와는 지금까지 약 1억달러(1400억원) 규모, 200만명에 달하는 대출을 집행하며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신용 인프라 구축 효과를 입증했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과 협력해 현지 금융 인프라 확장에 나섰고, 케냐·남아공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와도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금융에 이어 통신 영역에서도 '분산화'를 실험하고 있다. 스타링크 같은 위성 인터넷은 빠르지만, 금융소외자에게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다. 직접 소형 위성을 발사해 저렴한 분산형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오 대표는 “최근 두 가지 혁명이 일어났다. 위성을 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져 작은 기업도 통신 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됐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기반으로 분산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혁신을 증명했다”며 “이제 통신망도 블록체인처럼 중앙이 끌 수 없는 분산형으로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한국 KT 화재 사례처럼 중앙집중형 통신망은 언제든 끊길 수 있지만 분산형 통신망은 가격도 저렴하고, 동적으로 변하는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작년 첫 위성을 발사했고, 다음 달에는 세 개를 추가 발사해 지상과 우주 연결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분산망 오버헤드에도 불구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블록체인은 초국경 기술로 인터넷 연결과 금융 데이터가 확장되면 누구나 글로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다”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면서도 한국에서 더 많은 인재를 고용하고 싶다”고 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