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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모바일 게임 소식

    한때 사용자 1억명이었는데… 블리자드 유일 모바일 게임 ‘하스스톤’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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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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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유일한 모바일 흥행작 ‘하스스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출시 후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앞세운 전략 카드게임으로 2018년 기준 글로벌 누적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블리자드의 모바일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국내외 사용자 지표와 e스포츠 흥행력이 동시에 무너지며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일 앱 통계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하스스톤 모바일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1년 8월 20만5439명에서 2025년 8월 9만3507명으로 줄었다. 불과 4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올해 3월 신규 확장팩 출시 직후 16만5281명까지 반짝 상승했지만 넉 달 만에 40% 가까이 줄며 10만명선이 붕괴했다. 이벤트 중심의 일시적 반등만 있었을 뿐, 하락세는 구조적으로 굳어진 셈이다.

    지난 2014년 출시한 하스스톤은 블리자드가 직접 개발해 PC·모바일 플랫폼에서 장기간 성과를 낸 사실상 유일한 타이틀이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PC 프랜차이즈로는 전 세계적인 위상을 쌓았지만, 모바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22년 6월 넷이즈와 공동 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한 달 만에 글로벌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과금 논란으로 장기 흥행에 실패했다. 2023년 출시된 ‘워크래프트 럼블’은 지난 7월 신규 콘텐츠 개발이 전면 중단되며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글로벌 e스포츠 데이터 집계 사이트 이스포츠 차트(Esports Charts)에 따르면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 피크 동시 시청자 수는 2016년 32만8000명에 달했으나, 2024년에는 약 3만8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신규 유저 유입도 확장팩 때만 반짝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 분석업체 유도니스(Udonis)에 따르면 하스스톤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2024년 9월 98만건, 10월 89만건으로 급등했지만, 불과 넉 달 만인 올 2월에는 20만건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후 지난 6월에도 21만건에 머물며 반짝 상승 이후 장기적 하락세가 굳어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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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스스톤 차기 확장팩, ‘시간의 길 너머로’ 이미지./블리자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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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는 하스스톤 하락세의 원인으로 ▲확장팩 중심의 과금 구조에 따른 피로감 ▲e스포츠 규모 축소와 프로씬 약화 ▲모바일 시장 내 경쟁 심화 ▲블리자드 브랜드 신뢰도 하락 등을 꼽는다. 특히 카드 풀(보유 카드 수)이 지나치게 방대해지면서 신규 유저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기존 유저들마저 반복되는 메타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이다.

    하스스톤은 오는 11월 5일 출시되는 신규 확장팩 ‘시간의 길 너머로’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145종의 신규 카드와 키워드 시스템이 추가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복귀 이용자를 이끌 수는 있어도 장기 성장세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규 콘텐츠 투입만으로는 구조적 하락세를 반전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스스톤의 부진은 블리자드의 위기와도 직결된다. 디아블로4는 출시 1년 만에 스팀 동시접속자 수가 1만명 밑으로 떨어졌고, 오버워치2는 점유율이 5%대에 머물며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에 밀리고 있다. 스타크래프트·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은 이미 e스포츠 씬에서 자취를 감췄다. 신작 IP는 사실상 사라지고, 리마스터와 확장팩만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블리자드의 창의적 개발력이 고갈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블리자드는 지난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되며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듯했지만, 기대와 달리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마이크 이바라 대표를 포함한 핵심 인력이 대거 퇴사했다. 워크래프트 30주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주년 행사도 조용히 지나갔으며, 상징적 이벤트였던 블리즈컨마저 2026년으로 연기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핵심 개발자들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지금의 블리자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며 “리마스터와 확장팩으로만 명맥을 잇는 현재 행보는 혁신과 창의성으로 시장을 주도했던 블리자드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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