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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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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했지만 '여전히 사는 게 어렵네'…채기성 신작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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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학상·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채기성의 신작 장편소설

    [신간]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뉴스1

    [신간]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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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소설가 채기성이 상실과 그리움, 욕망과 번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를 펴냈다.

    소설은 도시에서 지친 삶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계 속에서 상처와 구원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보여준다.

    해원과 경모는 고등학교 시절 자전거 사고를 계기로 서로에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이후 각자의 길에서 멀어졌다가, 소멸해가는 고향에서 다시 마주하며 그 여름의 기억과 감정을 되새긴다.

    소설은 해원과 해령, 두 자매의 갈등과 화해 불가능성도 그린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서로에게 가차 없는 언어를 던지는 자매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조금씩 침전되어 켜켜이 쌓인 과거의 시간 속에 높다란 성을 만들어놓고 그 뒤에서 두 자매는 늘 서로를 경계했다"(p.147)는 문장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불화를 선명히 드러낸다.

    경모는 수사가 되어 스페인으로 떠나지만, 안식년을 맞아 돌아온 고향에서 해원과 다시 마주친다. 해원은 이주민지원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보며 자신을 지탱하려 하지만, 죄책감과 상실은 여전히 그를 옥죄인다.

    소설은 타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파고든다. "인간은 홀로 존립할 수 없고 반드시 누군가의 돌봄을 통해 성장한다"(작가의 말)라는 통찰처럼, 작품 속 인물들은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타인에게서 구원의 빛을 찾는다.

    △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채기성 지음/ 나무옆의자/ 1만 68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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