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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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질서 없음 =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세계는 약육강식의 장으로 변질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며 침략을 강행했고, 이스라엘은 중동 여러 국가와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중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중국의 도전과 미국의 수성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둘의 진검승부가 끝나고 새로운 일극 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 이 혼란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각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인플레이션, 탈세계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혼란,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적·경제적 양극화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질서'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명백히 시사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정치경제학 교수인 저자가 점점 무질서가 증가하는 세계의 문제를 파헤쳤다. 저자는 이런 모든 현상이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에너지에 기반한 지정학을 중심으로 금융, 민주정이라는 세 갈래의 역사를 엮어, 팬데믹 이전부터 이어진 정치적 격동과 현재의 위기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조명한다.
저자는 1970년대 오일쇼크부터 21세기 셰일가스 붐과 녹색 전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수십 년에 걸친 역사를 넘나들며 오늘날의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을 추적한다.
윌북. 4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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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김종수 옮김.
라틴어 '레볼베레'(revolvere)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 '혁명'(Revolution)은 흥미롭다. 두 가지 반대되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뜻은 종종 행성과 항성의 일정한 궤도 운동을 의미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처럼 늘 정해져 있는 상태 혹은 물체를 항상 원래 위치로 되돌리려는 일정한 패턴을 의미한다. 두 번째 뜻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혁명이다. 사회체제가 무너지는 갑작스러운 변화, 즉 전복(顚覆)을 의미한다.
우연일진 몰라도 혁명이란 단어의 뜻처럼, 실제로 혁명의 역사는 전복과 되돌림이 반복돼 왔다. 예컨대 프랑스 혁명의 불길이 잦아들 무렵에는 왕정이 복고됐다. 러시아 혁명이 끝나고 공산주의가 들어섰지만, 결국 민주주의의 껍질을 입은 '차르'(블라디미르 푸틴)가 다시 등장했다.
미국 언론 CNN의 간판 국제 정세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진행자인 저자는 급진적 변화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반작용인 '백래시'를 수반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400년 역사에 등장한 네덜란드 혁명, 명예혁명,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과 비교적 최근 발생한 세계화·정보·지정학적 혁명 등을 살펴보면서 이런 역사의 법칙을 발견한다. 다만 그 '백래시'가 초래한 세상은 이전의 상태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혁명은 언제나 역풍을 낳지만, 그 역풍은 역사가 거둔 진보(자유·존엄·자율성 등)를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키. 6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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