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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상쾌 통쾌’ 액션 소동극이냐, ‘웃음 감동’ 인생 이야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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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극장가, 푸짐한 상차림

    조선일보

    추석 관객을 겨냥한 영화 ‘보스’는 조폭 보스 자리를 서로 양보하며 난투극을 벌이는 조폭 조직원(조우진 정경호)들의 코믹 액션극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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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추석은 열흘 안팎으로 무척 길다. 극장가의 기대는 반반이다. 연휴가 길면 극장이 아니라 해외 여행지가 북적일 수도 있다. 어떻게든 관객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극장가의 올 추석 상차림은 12첩 반상이다. 명절에나 한 편 보는 관객부터 눈높이 남다른 시네필까지 누구든 만족시킬 다채로운 영화들이 선택을 기다린다. 관객들의 즐거운 고민을 위해 추석 개봉작 7편을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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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박근형·장용·예수정이 무전취식 노인들로 나오는 영화 ‘사람과 고기’. 존엄을 지키고 위로를 나누는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트리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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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함께 웃음과 따스함을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무난한 웃음이 잘 통한다.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는 대놓고 추석 관객을 “웃겨드리겠다”고 나섰다. 조폭 조직원들이 보스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되기 싫어서’ 싸운다. 가벼운 개그에 적당한 액션을 섞었다. 조우진, 정경호, 이성민, 오달수 등 출연진이 듬직하다. ‘사람과 고기’(감독 양종현)는 세 노인의 무전취식 활극이다. 돈 없는 노인들이 유명 고깃집에서 고기를 잔뜩 시켜 먹고 몰래 도망간다. 엉뚱하게 들리는 이야기에 노년의 결핍과 삶의 품위라는 진중한 질문을 담았다. 박근형·장용·예수정의 연기가 길게 여운을 남긴다.

    ◇믿고 보는 거장의 신작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한국 대표작으로 출품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층층이 포개진 은유가 겹겹이 매혹적이다. 25년 다닌 회사에서 해고된 주인공 역의 이병헌, 그가 죽이러 나선 경쟁자 역의 이성민, 그의 아내 염혜란이 절정의 연기 합을 보여준다. 세 사람이 엉키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장면은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수확이다.

    영화팬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고 제일 웃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납치된 딸을 찾아 산전수전을 겪고, 숀 펜은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몹쓸 일을 벌인다. 후반부 고속도로 추격신이 독보적이다. 하나도 받기 힘든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받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은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자신을 고문한 정부 기관원과 우연히 마주친 주인공이 그를 납치하지만, 복수는 의외로 쉽지 않다. 갈등하는 주인공을 통해 국가가 벌이는 폭력,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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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극장가 대세는 애니라는데

    네이버웹툰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연의 편지’(감독 김용환)는 원작 만화의 따스한 색감이 시선을 붙든다. 편지로 연결된 세 학생의 다정다감한 교류가 청량한 만족감을 준다. 고정팬의 지지에 독립·예술영화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감독 요시하라 다츠야)은 전기톱 악마와 계약한 악마 사냥꾼의 애틋한 순애보다. 지난달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개봉 당일 10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연휴 중 100만 돌파가 유력하다. 애니가 보여줄 수 있는 최강의 액션이 마지막까지 폭발한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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