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8 (월)

    이슈 만화와 웹툰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슬픈 역사의 한 단락…‘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리디 연재, 이금이 작가 역사소설 원작

    일제강점기 속 신분 다른 두 소녀 내세워

    원작 충실 재현, 결말만 다르게 변주 ‘눈길’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리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작가의 첫 역사 장편소설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는 두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일제강점기 당시의 혼란스러운 정세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리디에서 연재하는 동명의 웹툰도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간다. 다만 소설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 혼란기까지 다룬다면, 웹툰은 일제강점기만 그린다.

    일제강점기라는 혼란의 시대에 태어난 두 소녀. 서로 닮았지만 다른 운명을 걷게 되는 두 주인공을 내세우며 그 시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그린다. 주인공인 두 소녀는 몸종과 지주집 딸이라는 극명한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어 함께 성장한다. 신분은 다르지만 서로 닮은 두 사람은 서로 동질감을 느끼지만 시대의 그늘이 그들을 갈라 놓게 된다.

    웹툰 자체가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스토리 측면에선 나무랄데가 없다. 이 작가의 동명 소설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글 부문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으로 이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이를 어떻게 웹툰화 시켜 독자들에게 원작 소설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느냐가 이 웹툰의 핵심이다. 소설내 분위기, 캐릭터들의 감정 등을 작화를 통해 표현하면서 몰입감을 더 키웠다.

    일제강점기는 자체가 매우 암울한 시기인만큼 자칫 잘못하면 무겁기만 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웹툰을 통해 작화로 표현된 세계는 작품 전반의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가되, 독자들에게 가끔 환기할 수 있는 요소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더 특이점이 있다. 바로 원작과 웹툰의 엔딩이 다르다는 거다. 상당히 위험하면서도 과감한 시도다.

    기본 설정은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결말에만 변주를 줘 독자들에게 새로운 해석과 여운을 느끼게끔 하겠다는 의도다. 원작 소설을 이미 본 독자에겐 신선한 긴장감을 줄 수 있지만, 자칫 잘못 전개하면 기존 독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다. 과거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의 드라마가 실패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웹툰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두 소녀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차별과 관계, 선택에 대해 되돌아보게끔 한다. 슬픈 역사를 배경으로 과거 우리 선조들이 걸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함께 경험하면서, 동시에 현재 우리에게도 다양한 생각을 던져준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심도 있는 웹툰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원작 소설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