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역전돼 격차 점점 벌어져
지역銀 수익 등 지표 매년 악화
점포당 자산 시중銀의 절반도 안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년 전인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이 지방을 추월했다. 그사이 지역은행의 체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산업 쇠퇴와 인구유출로 지역경제의 생산 기반이 약해진 영향이다. 자금수요가 줄고 투자처가 사라지면서 지역은행의 성장여력이 함께 축소된 결과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GRDP 비중은 각각 50.1%, 49.9%였다. 처음으로 수도권 GRDP 비중이 50%를 돌파했다. 이후 수도권 비중이 꾸준히 늘어 2023년 기준으로 52.4%(잠정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GRDP 흐름은 은행 성장의 핵심 요인인 기업대출에서도 뚜렷한 격차를 낳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기업대출 잔액은 2015년 478조8370억원에서 2023년 868조6670억원으로 81.4% 늘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271조2670억원에서 444조8350억원으로 6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역은행의 경영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방은행의 총자산 증가율은 2016년까지 대체로 시중은행보다 높았으나 역전됐다. 2017년 이후 시중은행의 연평균 총자산 증가율은 8.0%, 지방은행은 6.0%로 격차가 2.0%p에 이른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큰 BNK부산은행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95조5000억원으로, 같은 해 우리은행(547조1000억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총자산은 지방은행 2위권에 해당한다.
지방은행의 수익성도 2016년까지는 시중은행보다 높았으나 이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6~2024년 지방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연평균 7.4%인 반면, 시중은행은 8.2% 수준이었다.
점포당 총자산도 2016~2017년을 기점으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중은행의 점포당 총자산은 8537억원에 달하지만 지방은행은 3772억원에 그쳤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생산성 등 거의 모든 경영지표가 과거에 비해 약화됐다"며 "지방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수도권과 해외 진출을 늘리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