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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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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톡톡] 애플 ‘리퍼폰 강자’ 자리 지킬까… AI 경쟁에 중고폰 가치 올라가는 삼성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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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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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퍼폰(중고폰) 시장을 놓고 휴대폰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시장 1위 애플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은 경쟁사 대비 감가상각률이 낮아 ‘가치가 높은 중고폰’ 대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AI 혁신에서 삼성 갤럭시S가 아이폰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리퍼폰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 ‘산 가격 그대로 판다’는 옛말… 중고 아이폰 감가상각률 올랐다

    리퍼폰이란 판매장에 전시됐거나, 하자가 발견돼 반품된 제품을 고쳐 소비자에게 정품보다 싸게 파는 휴대전화를 의미합니다. 리퍼폰은 정상 가격보다 20~5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퍼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가상각률’입니다. 감가상각률이란, 제품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감가상각률이 높을수록 제품 가치가 더 쉽게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감가상각률이 낮은 제품이 리퍼폰 시장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글로벌 중고폰 거래 플랫폼 셀셀(SellCell)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출시 후 5개월 기준 아이폰16의 감가상각률은 35.4%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아이폰13의 감가상각률(24.7%)과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반면, 갤럭시S의 감가상각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셀셀에 따르면 갤럭시S25의 출시 후 5개월 기준 감가상각률은 46.6%로, 갤럭시S22의 51.9% 대비 5.3%포인트(P) 낮아졌습니다. 셀셀은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제품은 출시 직후 급격히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중고폰 시장에서 점차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공식 리퍼폰 인증 제도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올라가고 기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신규폰 시장은 작아지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리퍼폰 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리퍼폰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05억달러(약 71조7554억원)에서 오는 2033년 1720억달러(약 244조3948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사가 직접 리퍼폰 사업을 하면 중고폰 품질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인증을 받지 않은 리퍼폰의 경우 수리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브랜드 평판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애플은 리퍼폰에 정품 부품 교체와 1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는 한국 및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리퍼폰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상 제품, 초기 불량품, 전시품, 중고 제품 등에 삼성전자 정품 부품을 넣고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품질 보장 기간은 새 제품과 같은 2년입니다.

    ◇ 중고폰 가치 하락한 아이폰… 애플, ‘리퍼폰’ 왕좌 지킬까

    현재 글로벌 리퍼폰 시장은 애플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애플의 리퍼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습니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만 12% 성장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공고히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 점유율이 4%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AI 혁신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중고 아이폰의 감가상각률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17 시리즈와 아이폰 에어를 공개하면서 자사 AI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애플의 차세대 AI 기술로 꼽히는 ‘개인화된 시리(Siri)’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 작성, 요약, 생성형 AI 이미지, 라이브 번역, 시각 검색, 젠모지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갤럭시S25 시리즈를 통해 공개한 기능과 대동소이합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이폰이 ‘아재폰’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애플 제품 이용자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아이폰을 쓰면 ’아저씨‘고, 갤럭시를 끄면 젊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AI 기능 때문에 미운털 박힌 것 같다’ ‘그래도 써보면 아이폰 사용감이 최고다’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셀셀은 “애플이 강조해 온 AI 혁신이 중고폰 가치 방어에 아직까지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삼성전자가 오는 2026년 중반쯤에는 애플과의 리퍼폰 가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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