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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존 3%대였던 스팩의 예치금 이자율이 연이어 2%대로 줄이어 낮아지고 있다. 에이치엠씨제6호스팩은 지난 10일 예치금 이자율을 3.3%에서 0.81%포인트 낮춘 2.49%로 조정했다. 앞서 신한제11호스팩, KB제30호스팩, 상상인제4호스팩, 한화플러스제4호스팩 등 대부분 스팩도 예치금 이자율을 1%포인트 정도 낮추면서 2% 중반이 됐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합병해 우회 상장하기 위한 페이퍼컴퍼니다. 오직 기업 합병을 목적으로만 설립되는데 일반적으로 합병 기한이 3년이다. 기한 내 합병에 성공하면 합병 기업이 상장하고, 기존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던 스팩 주식을 합병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받는다. 3년 이내에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스팩은 상장폐지되고, 투자자들은 원금과 함께 3년간 예치한 돈을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다.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을 포함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팩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혀 왔다. 특히 고금리 시기였던 2022년 이후 스팩의 예치금 이자율은 4%를 넘어서면서 ‘저위험 중수익’ 투자 상품으로 여겨져 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청산을 앞둔 스팩들의 평균 예치금 이자율은 3.9%로 당시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2.64%)와 비교해 매력이 컸다. 하지만 최근 예치금 이자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예금 금리와 차이가 좁혀졌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약 2.51% 수준으로, 최근 예치금 이자율을 낮춘 스팩과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하면서 소위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합병 상장 사례도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상장한 스팩은 총 133개로, 절반에 못 미치는 64개가 합병에 성공했다. 연도별 스팩 상장 실적은 2022년 17건, 2023년 18건, 2024년 17건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올해는 10월 현재까지 12건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시기에는 기업 밸류에이션(가치), 리스크(위험성) 평가 등 측면에서 스팩 합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서도 “다만 국내는 스팩 시장이 워낙 작아 저금리 환경에서도 눈에 띄는 합병 성공률 증가는 나타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팩을 통해 상장한 기업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스팩 상장 기업 12곳 중 주가가 기준가를 상회하는 곳은 에스엠씨지가 유일하다. 에스엠씨지는 기준가 3435원에 출발해 13일 종가 기준 5140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나머지 11곳은 모두 현재 주가가 기준가에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첫 스팩 상장을 한 블랙야크아이앤씨는 기준가 5220원에 출발해 현재 주가는 약 68% 수준인 3570원에 그친다. 이 외에도 기준가 대비 에이아이코리아가 61.7%, 뉴키즈온이 58.1%, 애드포러스가 57.3%를 기록하는 등 스팩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팩 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나, 올해 청산이 예정된 스팩까지는 여전히 시중 상품 대비 유리한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청산되는 스팩들은 상대적으로 스팩 상장 가능성과 예치금 이자 수익이 떨어져 매력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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