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AI 적용한 네이버 블로그... 초기 이용자 반응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석진(32)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10년 넘게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써 온 ‘블로거’다. 김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일기를 쓰거나 책, 영화에 대한 리뷰를 남기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꾸몄다. 또 이웃, 서로이웃을 맺은 블로거들이 올리는 글을 즐겨 읽었다. 이웃과 서로이웃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친구’ 관계인 다른 블로거를 의미한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네이버 블로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한 달 전 네이버 블로그가 리뉴얼한 이후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글이 표시되면서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네이버 블로그의 장점은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생각과 취미를 나눈다는 것이었다”라며 “개편 직후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모르는 사람의 글이 떠서 적잖이 당황했다”라고 했다.

    이는 김씨 만의 경험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로고 등을 바꾸는 한편, AI를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리뉴얼했다. 그러나 개편 한 달 동안 네이버 블로그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는 감소했을 뿐 아니라 평균 사용 시간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 개편 이후 사용자 수 감소

    16일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블로그가 리뉴얼된 지난 달 10일부터 이번 달 11일까지 한 달간 네이버 블로그 앱 사용자 수는 2415만5052명을 기록했다. 이는 8월 10일부터 한 달간 사용자 수인 2568만7630명보다 5.9%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용자(2586만5133명)와 비교해 6.6% 줄었다.

    사용자 1명당 월 평균 사용 시간은 1년 만에 80분대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평균 102분이었던 사용 시간은 지난 8월까지 90분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개편이 진행된 지난 9월에는 86분대로 줄며 1년 만에 15.6% 감소했다. 사용자 총 사용 시간 역시 지난해 9월 498시간6224분에서 올해 9월에는 450시간8202분으로 9.5% 줄었다.

    조선비즈

    네이버 블로그의 새로운 로고와 개편된 ‘블로그 홈’./네이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블로거 성향 파악 실패… 무분별한 서비스 개편 지양해야”

    네이버는 지난달 10일 네이버 블로그 출시 22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네이버는 ‘기록의 발견, 즐거운 연결’이라는 새로운 슬로건과 로고를 마련하고, AI 기술 기반 개인화 추천을 강화하며 네이버 블로그를 커뮤니티화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블로그 홈’에서는 이웃새글 뿐 아니라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웃 관계가 반영된 콘텐츠를 추천했다.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는 개편 초기부터 기존 이용자인 ‘블로거’들의 반감을 샀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광고성 게시물이 노출된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기존에는 블로거들이 ‘이웃’이나 ‘서로이웃’ 등 친구 관계를 맺은 블로거들의 글만 상단에 노출됐는데, 개편 이후에는 AI가 추천하는 글이 뜨면서 원치 않은 콘텐츠에 노출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네이버는 일부 기능을 다시 원래 형태에 가깝게 조정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블로거들의 이용 패턴이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리뉴얼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서비스 가치를 높인다는 취지로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AI를 플랫폼에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업체의 목적과 고객의 지향점이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월별로 특정 이슈 등으로 인해 격차가 있을 수 있어, 서비스 트래픽은 한 달보다 긴 호흡으로 봐야 성장세를 파악할 수 있다”라며 “향후 사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