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NCC업체 구조조정에 공급압력 완화
러시아 제재 등 지정학적 요인에 공급망 확보
대한유화, 2년만에 흑자 전망…"업황 전환 사례"
LG화학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전경.(사진=LG화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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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유가와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추세다. 그간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일부 글로벌 업체들이 노후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과도한 공급 압력은 다소 완화된 상태라는 평가다. 국내 업체들 역시 가동률을 낮추며 수급 상황을 개선해 왔다.
이처럼 공급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시적인 환경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업황 반등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유가와 물가 안정은 글로벌 긴축 기조를 완화시켜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수요 회복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석유화학 제품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금리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NCC 업체의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 3~4년간 이어진 침체 국면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 변화도 호재로 꼽힌다. 오는 2026년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는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석유화학 업체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커지는 반면, 나프타 기반의 국내 업체는 상대적으로 비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지정학적 요인도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러시아·이란산 원유 도입과 관련한 제재 가능성이 중국·인도 등 경쟁국의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어 한국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전망에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석화업계의 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대한유화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32억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저가 원료 투입으로 NCC 업체의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며 “감가상각비가 낮고 가동률이 높은 대한유화의 반등은 업황 전환의 상징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화학 업계는 범용 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재편을 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민관이 함께 추진하는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근본적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범용 제품 위주의 경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술 투자와 고도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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