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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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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외교수장, 美에 작심발언… “우크라 압박은 잘못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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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라고 밝혔다.

    세계일보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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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클이나가 러시아와 합의하려면 돈바스의 나머지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러시아가 가해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갖도록 양보하면 더한 것들이 계속 뒤따를 것”이라며 “역사적으로도 이미 수 차례 경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EU 외교장관들도 관련 논의를 했다면서 “우리의 전략을 분명하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고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미국을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에서 돈바스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돈바스의 약 90% 점령했다. 전선은 2년 넘게 교착 상태에 놓여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회원국인 헝가리가 미·러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푸틴을 만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며 “실제로 (종전) 합의해야 하는 것은 그 두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심지어는 분위기가 다소 험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산 무기 지원 논의가 농익던 상황에서 1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뒤 또다시 ‘돌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허탈감도 느껴진다.

    독일, 영국, 폴란드, 핀란드 등 주요국 정상도 우크라이나 지지 메시지를 잇달아 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패트리엇 방어체계 25기를 새롭게 구매하기 위한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 미사일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데 대해서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발언은 19일 기자들과의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간담회에서 이뤄졌으며 20일 보도가 허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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