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매체 “인도 정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축 검토”
트럼프 “모디가 통화로 약속, 안지키면 고관세 계속”
정치·경제 상황 따라 재협상 메커니즘 포함도 논의중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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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지 민트(Mint)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인도가 수개월간 교착을 지속했던 포괄적 무역협정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미국은 인도산 수출품에 부과된 현행 50% 관세를 15~16%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책정해 왔다. 인도 역시 전통적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8월 초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등을 문제 삼으면서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고, 같은달 27일부터는 25%의 징벌적 관세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인도산 수입품엔 현재 50%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민트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미국산 비(非)유전자변형 옥수수의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톤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국은 또 장기적으로 관세와 시장 접근 조건을 재검토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 번 정한 관세율이나 시장 개방 범위를 고정하지 않고, 향후 경제 상황·정치 변화·무역 불균형 등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협상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일종의 안전장치다.
협정이 타결되면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5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통화를 했다면서 “그는 러시아산 원유를 너무 많이 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나만큼이나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인도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막대한 관세를 계속 부과할 것”이라며 거듭 경고했다.
이와 관련, 모디 총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며 “양국이 모든 형태의 테러에 맞서 함께 서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 구매 감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인도 상공부와 미국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인도 외교부는 “인도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 속에서 자국 소비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특정 국가의 원유 의존도를 급격히 바꾸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인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세계 2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하루평균 160만배럴씩 사들였다.
이는 그동안 미국과 인도의 무역협정에서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며 양국 간 갈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최근 양국이 관계 복원에 나서면서 입장을 유연히 조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그동안 인도에 위협적인 외교적 수사를 지속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를 대폭 완화했다. 그는 “모디 (총리)는 훌륭한 친구”라고 거듭 강조하며 “양국은 곧 좋은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종 합의안 발표는 오는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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