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횡단하는 지성의 눈…'천왕성에 집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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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전설과 민담에서 찾아낸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 강민구 지음.
'누 귀'는 주로 말레이시아 화교 커뮤니티에서 회자하는 귀신이다. 남편에게 학대당하거나 낯선 남자에게 강간당해 자살한 여성의 원혼이다. 원통하게 죽었기에 이들이 품은 원한의 힘은 엄청나다. 긴 머리에 붉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누 귀는 자신에게 해를 끼친 남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다른 여성에게 나쁜 마음을 품은 남성들도 공격해 생명을 빨아들인다. 반면 여자들을 만나면 그저 겁만 준다고 한다.
'마가'라는 베트남 귀신도 있다. 항아리에 사는 영(靈)이다. 검은색 젤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악귀는 아니다. 숲속에서 마가를 발견하면 베트남 사람들은 집에 데려온다고 한다. 액운을 막아주고 집안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다만, 항상 음식을 제공하고 기도를 하는 등 정성을 다해 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식구들에게 나쁜 기운을 뿜어 질병을 퍼뜨릴 수도 있다.
영화감독이자 영화연구가인 저자가 동남아시아에서 유명한 귀신들을 소개한 책이다. 동남아시아 공포영화나 드라마는 무섭고도 잔인한데, 책을 읽다 보면 왜 그런지 자연히 알 수 있다. 귀신 종류가 다양하고, 그 수도 많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처녀 귀신을 비롯해 베트남의 호랑이 귀신, 불타는 해골의 모습을 한 채 이곳저곳을 누비는 인도네시아의 화염 귀신, 사산아의 죽은 영혼이 변한 말레이시아의 '바장', 날개 달린 뱀파이어인 필리핀의 '아스왕', 태국의 뱀 정령인 '피 응구' 등 신기한 귀신 100가지를 소개한다. 공포물에 흥미를 가진 독자나 콘텐츠 제작자들이라면 참조할 만한 책이다.
북오션.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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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성에 집 한 채 = 폴 B. 프레시아도 지음. 문경자 옮김.
스페인 출신으로 철학자, 큐레이터, 트랜스젠더 활동가인 저자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책은 성전환 과정을 둘러싼 자전적 기록을 넘어 당대의 정치·경제·역사·미술계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유럽의 다른 매체에 기고하기 위해 쓴 글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저자는 멕시코 치아파스의 사파티스타의 혁명 투쟁, 그리스 경제 위기와 유럽의 난민 이슈, 유럽 여러 도시의 문화 정책, 극우화하는 유럽과 미국의 정치 지형 등 다양한 문제를 조명한다.
문학동네. 36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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