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제네바사무국 전 中부대사 주장…말레이시아 회담서 미중 담판 예상
"美 관세 인하와 中 희토류 통제 완화 맞교환은 동전과 다이아몬드 바꾸기"
보도에 따르면 유엔 제네바사무국 중국 부대사였던 저우샤오밍 중국세계화센터(CCG) 연구원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등의 규제를 철폐하는 대가로 한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는 "마치 동전 하나로 다이아몬드와 바꾸려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장시성 난청현 희토류 광산 부지에 물을 뿌리는 노동자 |
이는 지난 9일 중국이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 조처를 한 데 대해 다음 날인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기존 상호관세에 100%라는 초고율 관세 등의 제재를 하겠다는 데 대한 중국 내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율, 대두 및 식용유, 항만 서비스료,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업체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마약성 약품 펜타닐 등의 이슈 이외에 핵군축 문제까지 의제로 올려 다투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희토류와 AI 칩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중 양국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부터 나흘간 말레이시아에서 제5차 고위급 무역 회담을 예정한 가운데 결국 이 자리에서 희토류-AI 칩 연계 합의 여부가 협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저우 연구원은 먼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그동안 지속해서 중국 기업을 제재하고 수출을 제한해온 데 대한 직접적이라고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 9월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무역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기관 23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같은 달 25일 중국산 주방기구·욕실 세면대·실내장식 기구 등에 관세 부과 조치를 했으며, 29일에는 상당수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사례를 거론했다.
이달 들어서도 미국은 연초 발표했던 중국 선박에 대한 항만세 부과 계획을 실행했고, 중국 기업 16곳을 추가로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에 넣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미 재무부가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 정유업체에 대해 네 번째 제재했고, 미 교통부도 중국 항공기가 러시아 영공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소개했다.
저우 연구원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미중 무역협상 직후에도 미국은 중국에 칩 설계 소프트웨어 판매 제한 조치에 이어 중국 기업에 기술 공급도 중단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미 행정부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와 칩 제조 장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함은 물론 생산 능력을 제한할 목적의 수출 통제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처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AI용 칩·전기자동차·풍력발전기·엘리베이터·드론·스마트폰·에어컨은 물론 핵잠수함·스텔스전투기 등 첨단 무기 제조에도 필수적인 희토류와 그 가공품의 채취와 생산 장악력을 바탕으로 공급망을 좌지우지해온 중국은 수개월 전부터 희토류 무기화를 본격화했다.
지난 4월 4일 희토류 17종 가운데 중(重)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을 통제 조치를 한 데 이어 이달 9일에는 사마륨,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돼있거나 중국의 정제·가공 기술을 이용한 경우 오는 12월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지난 5월 스위스에서 만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
저우 연구원은 "제3국이 중국산 희토류를 바탕으로 만든 가공품을 수출할 때 중국 허가를 받도록 한 조치는 제3국 기업이 미국 기술을 사용해 만든 칩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지속된 공세에 반격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와 AI용 칩 수출 규제만큼이나 협상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물론 유럽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나, 희토류 수출이 예전처럼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래도 이번 조치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손을 잡고 중국에 대응한다면 EU에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중국의 관영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미중 무역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미국은 중국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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