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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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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다"…검찰 80년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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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검사열전'

    뉴스1

    [신간] '검사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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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저자 배기성이 '검찰'이라는 조직이 어떻게 권력의 도구에서 권력의 주체로 진화했는지를 파헤치기 위해 해방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80년간 이어진 국가폭력의 역사를 추적한 '검사열전'을 펴냈다.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는다" '검사열전'은 이 한 문장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을 요약한다.

    조선정판사 위폐 사건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까지, 해방 이후 80년 동안 검찰은 권력의 그림자 아래에서 국민을 죄인으로 만들었다. 배기성은 이 책에서 "조작의 뒤에는 언제나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단언한다.

    1부 '야만의 시대'는 해방 직후부터 박정희 정권에 이르기까지 국가폭력이 가장 노골적이었던 시기를 다룬다. 반민특위 해체 사건,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인혁당 사건, 동백림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 조작 사건이다.

    2부 '제물의 시대'는 전두환 군사정권 아래에서 벌어진 공안검사의 만행을 기록한다. '제1차 진도 간첩단 사건'은 중정이 한 건의 첩보를 빌미로 한 마을 사람들을 무더기로 체포하고, 고문 끝에 허위 자백을 받아낸 사건이다. '제2차 진도 간첩단 사건'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조작됐다.

    검찰은 민주화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군사정권의 하수인에서 이제는 스스로 권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3부 '공포의 시대'에서는 노태우 정권 이후 민주화 시기에도 이어진 조작 사건을 다룬다. 문익환·임수경 방북 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책의 구성은 연대기적이면서도 구조적이다. 각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재심 판결 과정을 추적하며, 국가폭력이 어떻게 제도화됐는지를 보여 준다. 동시에 저자는 검찰의 변질 과정을 '도구에서 주체로'라는 구도로 해석한다.

    저자는 '상식적인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형사 사건은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따지며, 법원이 판결하는 기본 질서가 회복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이 진짜로 개혁되는 날, 비로소 대한민국은 상식의 사회가 된다"고 희망한다.

    △ 검사열전/ 배기성 지음/ 비아북/ 1만 8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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