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터뷰…“韓에 재앙 안돼”
“투자 방식·금액·일정 등 걸림돌”
美와 온도차…한미회담 타결 힘들듯
말레이 매체 기고…‘CSP 비전’ 천명
“한-아세안 FTA, 年 3000억弗 목표”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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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쿠알라룸푸르)=문혜현 기자, 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협상 후속 절차 논의 과정에서 3500억달러(약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구성을 두고 “투자 방식, 투자 금액, 투자 일정, 그리고 손실과 배당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이 모든 것이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면서 “주요쟁점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규모·방식 등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틀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2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한국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이다.
이 대통령은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며 일부 의견 차이가 있지만,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면서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무역협상 타결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입장과 온도차가 느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 측 요구를 한국이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만큼 2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베터리 공장에서 미국 이민당국이 급습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 근로자들을 비자 규정 위반으로 체포한 것과 관련해서도 “노동자들 역시 심각한 충격을 받았으며 일부는 다시 미국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안전과 합리적 처우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없을 경우,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머지않은 시일 내에” 문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기대했다.
국내 안보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자주 국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면서도 “주한미군의 운명에 대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 국제사회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방비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3.5%로 인상하는 배경에 대해선 “미국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독립적 자주국방을 보장하려는 우리 정부의 기본적 입장과 더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6년 만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한국을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라고 표현하며 두 국가의 긴장이 완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먼저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5개 법인을 향해 제재를 부과한 데 대해서는 “향후 유사한 사태가 계속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대결은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며, 대화가 항상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오는 1일 열릴 한중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같은날 현지 매체인 ‘더 스타’에 기고한 ‘한국과 아세안, 함께 만드는 평화의 공동 미래’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연간 교역액 3000억 달러 달성이란 과감한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저는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를 ‘꿈과 희망의 조력자(Contributor for Dreams and Hope)’,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for Growth and Innovation)’,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Partner for Peace and Stability)’의 비전에 따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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