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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정기선 HD현대 회장 “AI로 조선업 혁신…글로벌 동맹으로 미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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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APEC 퓨처테크포럼 첫 기조연설

    “자율운항 놀라운 성과, 파트너십 강화

     SMR 혁신기술로 지속가능성 극대화

    美 해양르네상스 든든한 파트너 준비”

    헤럴드경제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부대 행사로 열린 ‘퓨처테크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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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은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합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7일 경북 경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부대 행사로 열린 ‘퓨처테크포럼: 조선’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17일 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이틀 앞두고 한미 조선 분야 협력에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연설은 영어로 진행됐다.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의 일환인 퓨처테크포럼은 글로벌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과 정부, 기관 등이 글로벌 전략 및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조선을 시작으로 방산, 유통, 가상자산, 미래에너지 등 6개 산업 분야에 대한 포럼이 30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포럼 현장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HD현대 주요 임직원과 미국 최대 군수 조선업체 헌팅턴 잉걸스와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 측 포럼 연사 등 정부·산업·학계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정 회장은 조선 분야에서 AI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그룹의 자체 개발 기술력을 공유했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자율운항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아비커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벌써 3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며 “현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은 전 세계에서 수백 척의 선박에 적용되고 있으며, 운항 중 연료 사용량을 5% 이상 절감시키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HD현대의 또 다른 혁신 축인 선박의 지속가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HD현대 역시 AI 기반 운항 최적화, 자율운항, 초고효율 선박 설계와 더불어 전기추진, 연료전지, 저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에너지 혁신 기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박의 운항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래형 선박 건조 역량을 위해 HD현대가 활용하고 있는 용접 로봇과 현재 구축 중인 완전 자율형 스마트 조선소,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중인 디지털 트윈 설루션 등을 각각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조선업 부활에 대한 협력 의사도 재차 밝혔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미국의 새로운 해양 비전과 정책, 특히 미 해군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 등, 해양 지배력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혁신의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간 경계를 넘는 긴밀한 협력, 즉 혁신을 위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는 방산 역량을 중심으로 최근 글로벌 역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함정 건조 인프라를 갖춘 HD현대미포를 합병했다. 조선업 전문 인력이 부족한 미국 현실을 고려, 미시건대와 조선 인재 양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기도 했다.

    아울러 HD현대는 올해 초 헌팅턴 잉걸스와 맺은 파트너십을 군함 유지·보수·정비(MRO)에 이어 군함 건조 분야까지 확대했다. 전날 HD현대는 경주에서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 건조 협력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을 중심으로 하는 이번 협약에서 양사는 우선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 회장 연설 이후 HD현대의 주요 협력 파트너들도 포럼 연사로 참여해 조선업 혁신 및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존 킴 안두릴 한국 대표는 드론과 미사일 등 복합 무인 위협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대비해,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방위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설루션을 소개했다. HD현대와 안두릴은 무인수상정(USV) 공동 개발을 목표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패트릭 라이언 미국선급(ABS) 최고기술경영자(CTO)는 AI, 디지털 트윈, 스마트 조선소, 자율운항 시스템, 원격 검사 및 로보틱스 기술을 조선업의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로 소개했다.

    이어 조 보만 지멘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설계부터 생산,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AI 기반의 디지털 설루션을 통해 생산효율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AI 기반 디지털 트윈 등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 산업의 지능형 제조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니콜라스 래드포드 페르소나 AI 최고경영자(CEO)는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추세, 숙련 노동자의 부족을 미래 산업 현장의 핵심 과제로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능과 물리적 역량을 결합한 휴머노이드’를 제안했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함정 사업 역량과 기업 미션을 설명하고, 한미 조선업 협력의 확대 계획을 밝혔다. 또한 로보틱스와 AI 등 첨단 기술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교류를 확대하고, 해상 전력의 전 생애주기 지원과 정비체계 구축 협력도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 경주=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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