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지연된다고 꼭 실패 아냐"
타결 가깝다는 트럼프와 온도차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매듭짓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표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악을 최우선에 두고 한미 관세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타결에 매우 가깝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식과 상반된다. 이에따라 협상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해 "투자 방식, 투자금, 일정, 손실 분담 및 투자 이익 배분 방식 등이 모두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정상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협상 타결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3500억달러에 대한 대미 투자 펀드 조성 과정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다르다.
이 대통령은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지만 지연이 꼭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니 인내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관세협상을 이어나가는 사이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협상 관련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압박 요인들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다른 국가의 관세협상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에 불리한 대미 투자에 합의할 수 없는 이유로는 지난 9월 미국 이민당국이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에서 건설 중이던 배터리 공장을 급습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당시 문제가 된 비자제도 개선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비자 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해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켰으며, 일부 노동자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싫어한다고 들었다. 이런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과 합리적인 대우를 보장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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