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이 출시된 지난 9월 19일 중국 베이징의 애플 매장에서 한 여성이 신제품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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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7 시리즈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세를 보이는 가운데, 핵심 부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압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업체 BOE는 품질 문제로 패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7 패널 물량의 98% 이상을 담당하면서, 두 회사의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28일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이달까지 아이폰17 시리즈에 투입된 OLED 패널은 총 889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애플의 패널 조달망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의 3파전 구도다. 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5730만대를 출하하며 전체의 64.5%를 차지했고, LG디스플레이는 3030만대(34.1%)로 뒤를 이었다. 반면 BOE는 약 130만대(1.4%)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7 판매 호조에 힘입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패널 출하량도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서 카메라·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주요 사양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했다. 특히 기본형 모델은 칩셋 성능이 향상되고 화면 밝기와 전면 카메라 화질이 개선돼,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아이폰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기본형 모델 판매량이 전작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분석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일본 미즈호증권은 아이폰17의 연간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8800만대에서 9400만대로 6.8% 상향 조정했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17 4개 모델(에어·기본형·프로·프로맥스)에 맞춰 패널 공급망을 재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모델에 패널을 납품하며 물량 기준 최대 공급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에어·기본형 모델 비중이 약 60%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는 에어, 기본형, 프로맥스 등 3개 모델을 맡았는데,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 비중이 전체 물량의 70%를 차지한다. 패널 가격은 기본형 모델이 약 40달러, 프로맥스는 60~70달러 수준으로 1.5배가량 비싸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BOE에 프로 모델용 패널을 맡기기 위해 LG디스플레이를 프로 라인업에서 제외했지만, BOE의 품질 문제로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BOE는 애플의 전략적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준호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BOE가 프로 모델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말 인증을 목표로 하던 기본형 모델 패널의 공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올해 BOE의 패널 납품량은 이미 하향 조정된 전망치(300만대)보다도 1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아이폰17 시리즈 패널 공급량은 삼성디스플레이 8300만~8800만대, LG디스플레이 4600만대, BOE 2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이폰17 특수를 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26일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4404억원으로, 6개월 전(223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올해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간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 내 점유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이런 구조적 변화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올해 약 859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5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조2000억~1조4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 등 주요 고객사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7.8%) 대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영업이익을 작년(2조4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2조5000억원, 현대차증권은 2조700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 평균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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