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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관세협상 선방에 경기 우려 덜었다”...美 2회 연속 금리인하에도 韓 11월 동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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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자금유출·환율 걱정 줄었지만 관세 타결로 경기부양 인하 명분 축소 초강력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 여전 11월 금리 묶을 듯...연내 동결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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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달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옅어지고 있다. 내외금리차 축소로 금리 인하 여력 자체는 커졌지만, 대미투자 세부 협상이 선방하면서 경기 위축 우려를 덜었기 때문이다. 이에 집값 상승 기대감을 확인하지 않고 한은이 다음달 무리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외금리차 1.75%p→1.50%p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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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30일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연준은 28∼29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p 내렸다.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에 연속해서 낮아진 미국의 정책금리는 줄곧 동결되다가 올해 9월과 10월 연속으로 낮아졌다.

    연준은 이번 금리 결정에 대해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 중이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해 연준은 완화적 조치의 일환으로 오는 12월 1일부터 양적긴축(QT)을 종료키로 했다.

    이에 한은의 통화정책 여력에도 숨통이 트였다. 지난 5월 이후 역대 최대 폭(2.00%p)까지 벌어졌던 미국과 기준금리와 격차가 이날 1.50%p까지 축소되면서 자금 유출 우려를 덜고 환율 상승 압박이 줄었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실제 외환시장 측면에서도 전날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린 1426.5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일(1419.2원) 이후 열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한은 입장에선 그만큼 금리 인하를 망설일 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며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진입시도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도 이날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세협상 타결에 금리 인하 필요성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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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다음달 동반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대미투자 패키지가 우리측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합의되면서 경기 불안 우려를 덜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대통령실이 밝힌 현금투자 연 200억달러 상한은 한은이 그동안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조달할 수 있는 외환 규모(150억~200억달러)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대미 투자를 연 200억달러로 분할하기로 합의가 됐다'는 소식에 “굉장히 잘 된 협상”이라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기 대비 1.2% 성장하며 전망치(1.1%)를 웃돌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을 더 줄였다.

    이에 다음달 27일까지 서울 집값 오름세가 뚜렷하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보다 10p 급등하며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1년 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3·4분기 GDP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며 “한미 관세 협상이 최종 합의되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모두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는 재료”라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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