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8 (월)

    “중국산 다 막았는데”…조선업계 ‘보세구역’ 통한 후판수입 되레 증가, 무슨 일이? [비즈36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대제철, 3분기 컨퍼런스콜서 밝혀

    열연·후판 AD 효과...수입 34만t →13만t

    4Q부터는 내수 회복 조짐 관측

    전기로 고로복합, 美 EAF 건설로 관세 대응

    헤럴드경제

    현대제철 당진공장 1고로 모습 [현대제철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열연·후판 반덤핑(AD) 조치로 중국산 철강재 수입길이 좁아진 사이, 조선업계가 보세구역을 통해 후판을 대량으로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통상 대응이 비조선용 철강 분야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선업계의 ‘우회 수입’ 경로 유지에 대해 철강업계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현대제철이 진행한 3분기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열연·후판 부문 반덤핑 예비판정(7월)과 잠정관세 부과 이후 국내에 들여오는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등의 수입 물량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월간 34만톤 수준이던 열연 수입량이 8월 20만톤, 9월 13만톤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김원배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국내시장에서는 AD 조치로 수입재 가격도 상승했고, 시장 가격이 보합세로 전환됐다”면서도 “조선용 후판은 보세구역을 통한 수입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8월 기준 전체 후판 수입량이 10만톤 안팎으로 줄었지만, 그 중 조선용 물량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반덤핑 조치의 ‘사각지대’로 꾸준히 지적받아온 각 조선소의 ‘보세구역’에 관한 내용으로 분석된다.

    조선소는 보세구역 내에서 수입재를 조립·가공 후 수출 선박에 투입할 경우 관세가 면제되는데, 조선업계의 이같은 활용이 철강재 가격 정상화에 악영향으로 미치고 있다고 철강업계는 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 “조선용 후판의 보세 반입이 제도적으로 허용돼 있지만, 그 비중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제품가격 정상화 효과는 4분기부터 뚜렷해질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잠정관세 부과 이후 중국산 수입재 물량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존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내수 가격과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비조선용 부문은 건설 경기 부양책과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열연·후판 모두 3분기 대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실상 양국가의 규제로 인해서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의 조치들이다.

    전략기획본부 최상근 전무는 “유럽은 수출 비중에서 전체의 약 3%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저탄소 강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역”이라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로(용선)와 전기로(스크랩)를 결합한 복합 제철공정 라인을 10월까지 마무리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저탄소 강재 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복합공정은 용선과 스크랩을 혼합해 탄소 배출을 최대 30% 줄이는 ‘고로 전기로 복합 프로세스’ 방식으로,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CBAM 대응 및 글로벌 저탄소 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시장에서 포스코와 함께 진행중인 전기로(EAF) 신설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전무는 “설비업체 선정과 현지 인허가 절차가 대부분 끝났다”며 “11월 중 구체적인 지분 구조를 확정하고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은 매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믹스 확대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지켰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7344억원, 영업이익은 932억원, 순이익은 1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86억원 감소했지만, 판재 수요 둔화 속에서도 자동차강판·봉형강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부채비율은 71.1%로 전년말 대비 8.6%포인트 개선됐고, 차입금도 9조3681억원으로 3700억원 이상 줄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