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구가 더워져서 판다가 많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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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구가 더워져서 판다가 많이 아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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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생명과학자 신인철이 글을 쓰고, 그림책 작가 박보은이 장면을 더한 어린이 과학 우화 '지구가 더워져서 판다가 많이 아파'가 출간됐다.
책에는 북극곰·황제펭귄·혹등고래·코알라·판다 등 10종의 멸종 위기 동물이 들려주는 '지구의 열'과 '생명의 경고'를 이야기로 풀었다.
"북극곰을 먹이가 많은 남극으로 보내면 어떨까?" "왜 판다는 지구가 더워지면 아플까?" 아이들의 질문은 순수하지만, 답은 간단하지 않다. 저자는 이 간극을 과학과 이야기로 메운다.
저자는 북극과 남극의 생태계가 서로 다른 '폐쇄형 시스템'이라는 사실, 이동 자체가 또 다른 붕괴를 낳는다는 원리를 어린이의 시선에서 따라가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은 설명을 강요하지 않고 장면을 연다. 아이들이 먼저 보고, 느끼고, 다시 묻게 만든다.
가장 먼저 북극곰을 다룬다. 북극곰은 얼음이 녹는 속도만큼 굶주림이 깊어진다. 얼음판이 사라진 바다에서 사냥에 실패하는 장면은 '기후'라는 추상 대신 '배고픔'이라는 감각을 호출한다. "북극곰을 남극으로 보내면"이라는 발상 실험은 결국 생태계의 균형이 얼마나 섬세한지, '좋은 의도'가 왜 쉬운 해법이 될 수 없는지를 알려주는 장치다.
'노래 부르는 바다의 시인' 혹등고래의 장은 가장 서정적인 장면으로 독자를 이끈다. 저자는 고래 노래를 '바다 생태계의 교향곡'에 비유하면서, 바닷속 산성화와 미세플라스틱이 그 합주를 어떻게 어지럽히는지 보여준다.
호주의 코알라는 자연·기후·도시화가 얽힌 역설을 건네준다. 유칼립투스 숲은 코알라의 집이자 식탁이지만, 가뭄과 폭염이 겹칠 때 '불길의 연료'가 되기도 한다. 산불이 남긴 잿더미 속에서 코알라가 숨을 고르는 장면은, '피해-회복-공존'의 시간을 동시에 담는다.
마지막 장의 주인공은 제목이 품은 판다다. '대나무를 맛있게 먹는 인기 스타'라는 친근한 수식 뒤에는 온난화로 사라지는 대나무 숲, 먹이 부족과 질병의 위험이 겹겹이 깔려 있다.
판다의 아픔은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숲·물·기후·인간 활동이 얽힌 시스템의 고장이라는 사실을, 책은 따뜻한 시선과 세련된 그림으로 천천히 들려준다. 그래서 "지구가 더워져서 판다가 많이 아파"라는 제목은 결국 '지구 전체의 고통'을 상징한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두려움'보다 '실천'을 먼저 꺼낸다. 물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습관, 가까운 공원에서 나무를 돌보고, 지역 도서관에서 환경 책을 더 읽는 습관을 제안한다.
△ 지구가 더워져서 판다가 많이 아파/ 신인철 글·박보은 그림/ 다정한시민/ 1만 6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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