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 수월관음보살도'./국가유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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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김영욱 기자) 일본을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 불화와 조선 후기 대형 범종 등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고려 후기인 14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등 문화유산을 7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일본 소장가로부터 사들여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월관음보살도(혹은 수월관음도)는 불교 경전인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나오는 관음보살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그림을 말한다. 선지식(덕이 있는 고승)을 찾아 다니던 선재동자가 달빛이 비치는 보타락가산의 바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뵙는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7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화면이 떨어졌고 훼손된 곳을 손질하기도 했지만, 도상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 고려 불화는 현존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조선시대 장수를 축하하고 기원하는 잔치인 경수연(慶壽宴)을 그린 서화첩 '신중엄경수도첩'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다.
고령 신씨 영성군파 문중에 전해 오는 '신중엄경수도첩'은 팔순을 맞은 신중엄(1522∼1604)의 경수연을 기념해 아들 신식·신설이 1601년 제작한 서화첩이다. 문정 허목과 석봉 한호 등 당대의 명필과 문장가가 경수연을 축하하기 위해 참가해 남긴 시문과 글이 수록됐다. 화공에게 부탁해 그린 '경수연도' 등 4폭의 그림도 포함돼 당대의 서예사와 회화사, 문학사의 양상을 살필 수 있다. 현재 전해지는 경수연도 중 유일한 원본이다.
고령 신씨 영성군파 문중 소유 '신중엄경수도첩'에 실린 그림./국가유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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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화엄경' 중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찾아간 관음보살의 거처와 형상을 그린 불화다. 전형적인 고려 후기 수월관음도상을 따르면서 절제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국내외에 약 46점이 있는데, 국내에는 리움미술관·호림박물관 등 총 6점만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의 경우 2016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일본에 있던 수월관음도를 구입해 기증했다.
조선 시대 불화인 '영산회상도'는 영축산에서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표현했으며, 총 2점이 보물이 된다. 개인 소장 '영산회상도'는 조선 명종 때인 1560년 때 문정왕후가 발원해 그린 그림이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는 조선 영조 때인 1742년 화승 혜식이 영축사에 봉안한 그림이다. 각기 16세기와 18세기의 불화 양식을 담고 있다.
고려와 조선 불경 2점도 보물로 지정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는 대승불교의 기본 계율서로 고려시대의 음독구결(한문을 소리내 읽기 위해 각 구절 아래 달아놓는 표기)이 표기돼 있어 서지학·국어학적 가치가 높다. 계명대 동산도서관 소장 '묘법연화경 권3'은 천태종 근본 경전으로 1450년 세종이 명령해 안평대군, 금성대군, 호조좌랑 이명민 등이 당시 처음 만든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찍어 인쇄한 금속활자본이다.
전남 구례군 대한불교조계종 화엄사에 있는 '구례 화엄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진 기록을 통해 호남권에서 활동한 주종장 윤종백 등이 조선 숙종 때인 1711년에 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범종이다. 종의 꼭대기인 천판과 어깨 부분 경계를 연꽃으로 장식했는데, 연꽃잎 속에 인물을 삽입해 인간이 연꽃 속에서 태어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후기 동종 중에는 대형 작품임에도 주조 상태가 양호하고 1925년과 1955년 두 차례 수리 기록도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된 유물 7점을 예고 기간 30일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뉴스 / 김영욱 기자 brod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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