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기흥구 용구대로가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로 정체를 빚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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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값과 공임비 등 물가가 꾸준히 상승한 반면 보험료는 최근 4년 연속 인하되면서 손해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4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KB·DB)의 올해 1~9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4%로 전년 동기(81%)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9월 한 달 평균 손해율은 94.1%로 보험업계가 자체적으로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면 손해율은 지금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겨울철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 고장과 빙판길 사고 등이 많아지면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4개 손해보험사의 11~12월 평균 손해율은 각각 92.4%와 94.3%였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기면 적자다. 사업비율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평균 16% 안팎이다. 지난 9월 누계 기준 손해율(85.4%)과 사업비율(16%)을 합하면 이미 100%를 넘긴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합산비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1600억~18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이에 따른 올해 적자 규모는 5000억~7000억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2023년 553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9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손해보험사 사옥 전경.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흥국화재.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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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의 올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익은 -422억원으로 전년 동기(327억원)보다 749억원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의 1~9월 손해율이 85.4%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화재(85.8%)와 현대해상(85.9%), DB손해보험(84.7%)도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는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가 손해율 급등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자동차 기술 발달로 센서 등 부품값은 비싸지고 공임비도 상승했는데, 보험료만 인하됐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자동차 수리비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각각 2.3%와 2.4%를 기록했지만, 자동차보험료 물가지수 상승률은 -2.8%였다.
보험업계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 당국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에 편입돼 있어 금융 당국이 물가 관리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항목이다. 보험사가 임의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7억원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기는 어려웠다”면서도 “3000억~5000억원 흑자가 보험료 인하 요인이었던 만큼, 5000억원 적자는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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