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로 현장 작업자 9명이 매몰됐는데, 2명은 사고 직후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5명은 7일 정오 기준 사망 판정과 사망 추정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현장에 아직 매몰되어 있다. 소방당국은 "위치나 생사가 확인 안 된 2명의 매몰자를 찾기 위해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구조대는 7일 오전 7시34분, 8시44분, 8시52분 5호기 보일러 타워 철골 잔해 속에서 매몰 근로자 3명을 잇달아 발견했다. 3명 중 2명은 사망 판정을 받았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1명은 철근·콘크리트 잔해에 묶인 매몰 상태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2차 붕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6일 오후 2시7분쯤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에서 대형 구조물이 무너졌다. 사진 울산소방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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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4시50분쯤에는 1981년생 40대 근로자가 구조 도중 심정지로 숨졌다. 그는 전날 붕괴 후 구조대원들이 철골 잔해에 팔이 낀 채 의식이 있는 모습까지 확인했던 근로자로, 구조가 지연되며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 현장 의료진은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이나 압박 손상에 따른 전해질 이상, 복강·흉부 손상으로 인한 내부 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 접근이 극도로 어려워 신속한 인명 구조에 한계가 있다"며 "붕괴 구조물이 워낙 크고 불안정해 2차 붕괴 위험도 높다"고 전했다.
앞서 사고가 발생한 6일 오후, 작업자 9명 중 2명은 사고 직후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색 작업 중에 추가로 2명이 발견돼 1명은 사망이 확인되고, 1명은 사망이 추정됐다. 이어 7일 오전 세 번째 수색에서 3명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구조 현장은 극도의 긴박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오거나 수습된 근로자는 4명(생존 2명·사망 2명)이다. 남은 5명 중 사망 1명, 사망 추정 2명, 위치 미확인 2명 등 총 5명이 여전히 잔해 속에 남아 있다. 현장에는 겹겹이 쌓인 철골과 콘크리트 잔해가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좁은 공간으로 몸을 낮춰 직접 철판과 콘크리트를 손으로 치우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야간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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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구조견과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내시경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철근 절단과 콘크리트 제거 작업도 반복되고 있다. 5호기 타워 양옆의 4호기와 6호기 구조물 역시 불안정해 대형 크레인을 이용한 중장비 작업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전문가 회의를 통해 안전한 구조 방법을 확정한 뒤 중장비 투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노후 설비 관리 부실 등 '후진적 인재(人災)'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 당시 영상에는 경고음이나 대피 방송조차 없이 타워 상부 철골이 기울며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 붕괴하는 장면이 그대로 포착됐다. 소방당국과 한국동서발전 측은 보일러 철거를 위한 '취약화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7일 새벽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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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화 작업은 발파 철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주요 기둥과 연결부를 미리 절단해 구조물을 약화시키는 과정이다. 당시 작업자 9명 중 8명은 약 25m 높이에서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고, 1명은 외부 크레인에서 작업을 조정 중이었다. 주요 기둥 절단 후 하중 분산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조물 전체가 연쇄적으로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
붕괴한 보일러 타워는 1981년 완공된 노후 설비로, 2021년 가동이 중단된 뒤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철거 공사는 HJ중공업이 지난해 수주했으며,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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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조사 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철거 구조물의 안전진단 절차, 위험성 평가 이행 여부, 현장 감독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철거업체의 발파 자격 보유 여부와 안전관리 의무 위반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매몰자 수색과 피해자 지원에 나서겠다"며 "노후 발전설비 해체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전했다.
울산=김민주‧안대훈‧이은지‧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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