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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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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불완전한 인간의 몸 탐구한 SF…연여름 '빛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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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수정 소설 'fin'·정재룡 전 통계청장 소설 '그날,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흘렀다'

    연합뉴스

    [오리지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빛의 조각들 = 연여름 지음.

    과학기술이 발달한 미래, 인간은 신체 일부를 기계로 강화한 '인핸서'와 타고난 신체를 유지한 '오가닉'으로 구분된다.

    다만 순수한 신체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만 예술로 인정돼 화가나 음악가 등은 반드시 오가닉이어야만 한다.

    선천적 폐질환 때문에 산소 헬멧에 의존해야 외출할 수 있는 천재 화가 소카는 이 같은 이유로 신체를 강화하지 못하고 자조하며 살아간다. 그런 소카의 저택에 사고로 색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뤽셀레가 청소부로 들어온다.

    '각의 도시', '달빛수사' 등을 펴낸 소설가 연여름의 신작 장편 SF(과학소설)다.

    각자 자신의 불완전한 신체를 경멸하는 소카와 뤽셀레의 만남, 기계로 신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설정을 통해 인간이 지닌 결핍과 불완전성을 탐구한다.

    오리지널스. 264쪽.

    연합뉴스

    [현대문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fin = 위수정 지음.

    중년 여배우 기옥은 한때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으나 연이은 스캔들로 배우 생활이 위태로워진다. 몇년에 걸친 강제 휴식 끝에 오래전 자신이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의 여주인공 메리 역에 발탁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

    태인은 영화배우로 빠르게 명성을 얻었으나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수시로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 동료들에게 기피 대상이 된다.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놓인 태인은 '밤으로의 긴 여로'의 남주인공 제임스 역할을 맡아 열정과 삶의 의욕을 불태워보려 한다.

    위수정의 신작 소설로, 연극에 출연하는 두 배우와 그 매니저들의 이야기다.

    매니저들은 기옥과 태인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기옥의 매니저 윤주는 평소 살뜰히 챙기는 기옥을 향해 종종 알 수 없는 적개심을 느끼고, 태인의 매니저 상호 역시 어린 시절 배우의 꿈을 꺾은 기억 때문에 태인의 삶을 동경하면서도 질투한다.

    이처럼 인물 사이 감정이 복잡하게 뒤얽힌 가운데 뜻밖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향한다. 작가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현대문학. 172쪽.

    연합뉴스

    [생각의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그날,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흘렀다 = 정재룡 지음.

    통계청장, 한국자산관리 사장 등을 역임한 정재룡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우리나라의 1990년대 경제·사회적 변화를 엘리트 계층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야기는 노년에 접어든 화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친구 김완구를 문병하러 갔다가 다른 친구 이경욱까지 오랜만에 재회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소설 속 중앙은행인 대한은행에서 승승장구하던 이경욱은 차츰 권한이 커지던 노동조합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이었던 화자는 이경욱을 도우려 소송의 전말을 알아보는데, 대한은행 내부 엘리트 집단 간의 알력 다툼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소설 속 화자의 이력은 작가의 이력과 겹치고 실존 인물들도 여럿 언급돼 현실과의 경계가 모호하다. 인물들의 대화가 마치 당시 시대상이나 경제 상황을 강연하듯 짜여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 구조에 대해 "소설이란 장르의 큰 그릇 속에 팩트와 허구를 함께 녹여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시키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생각의창. 208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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