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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대통령-금감원장 투자한 ETF, 개미도 몰려 순매수 역대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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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투자자 올해 27.9조원 사들여

    고점 우려에 개별주식 대신 ETF

    ‘국내지수 추종’ 13.8조 절반 달해

    ‘하락 베팅’ 선물인버스는 매수 2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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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 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팔자’ 행렬을 이어가 시장의 의문을 샀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5∼10월 6개월 연속 순매도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올해 1∼11월 코스피 시장 순매도액은 21조1123억 원(ETF는 제외)에 이른다. 이러한 순매도 행렬은 개미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 개인 투자자 ETF 순매수 역대 최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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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금융 정보기술(IT) 인프라 기업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들은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를 총 27조982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아직 올해가 한 달 반가량 남았음에도 이 수치는 지난해 개인의 연간 순매수 규모(19조7551억 원)를 8조 원 이상 웃돈다. 이는 코스콤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은 9월 8일부터 이날까지 43거래일 연속으로 ETF를 순매수하고 있다. 개미들의 ETF 투자금은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으로 흘러가고, 추후 자산운용사들이 운용 자금을 활용해 개별 주식을 구매하면서 코스피에 반영된다. 이때 자산운용사가 구매하는 자금은 기관이나 기타 투자자로 잡힌다. 그렇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국내 증시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마치 코스피를 외면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장에서 개별 주식이 아닌 ETF를 택한 이유는 ‘적정 주가’에 대한 고민을 떨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뒤늦게 뛰어들자니 개별 주식들이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 고민하다가 ETF를 택한다는 것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은 이미 가격이 높아진 개별 주식 쪽보다는 지수 추종 ETF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며 “현금을 들고 있지 말고 일단 어디에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심리가 이러한 움직임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이 국내 지수 추종 ETF를 공개적으로 구매하며 분위기를 띄운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5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4000만 원어치 구매했다. 이 원장도 지난달 서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 매각 대금 일부인 2억 원을 국내 지수 추종 ETF 구매에 사용했다.

    더불어 올해 들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원-달러 환율 급등, 인공지능(AI) 거품론, 세제 개편안 등 증시를 둘러싼 이슈로 인한 피로감도 개미 투자자들을 ETF 투자로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별 주식보다는 여러 종목을 묶은 ETF의 위험 관리가 더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 ETF 통한 국내 증시 투자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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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들은 ETF 투자를 통해 과거보다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국내 지수 추종 ETF를 총 13조827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지수 추종 ETF 순매수액은 14조2171억 원어치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국내 지수 ETF(약 6조 원어치) 순매수액이 해외 지수 ETF(약 13조 원어치)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내외 투자액 격차가 좁혀졌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 검토에 나섰는데, 이 제도가 현실화하면 개인들이 ETF뿐만 아니라 개별 주식 투자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ETF가 ‘KODEX 200 선물인버스X2’로 3위인 ‘KODEX 200’을 압도했다. 선물인버스는 코스피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종목이고, KODEX 200은 코스피 200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한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의미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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