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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동탄 집값 들썩이자 규제지역 확대?… “文정부 161곳 지정해도 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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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동탄역에서 바라본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아파트 단지 전경.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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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규제 지역 확대를 검토하겠단 뜻을 밝혔다.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 조짐이 보이자, 강경한 기조를 내비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식의 대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규제지역만 161곳이었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 거래 절벽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1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비규제 지역인 경기 구리시는 전주 대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0.52%를 기록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전인 10월 2주 차(0.05%)와 비교해 상승률이 10배 이상 뛰었다. 규제지역에서 빠진 동탄을 포함한 경기 화성시 역시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0.03%에서 0.26%로 올랐다. 떨어지던 집값이 상승 전환했단 뜻이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자, 대출 규제·실거주 제한 등을 피한 수요가 비규제 지역으로 몰리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규제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집값 대비 대출액 비율)이 70%에서 40%로 강화되고,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등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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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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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이 두 지역을 직접 언급하며 “경기 구리시나 화성시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풍선효과로 인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성에선 특히 동탄 신도시 역세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97㎡형도 지난달 23일 15억1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규제 지역을 계속 확대하는 식으론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평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조정대상지역만 112곳이나 됐다. 윤석열 정부 때 서울 강남 3구·용산구 4곳만 남기고 모두 제외했던 것인데, 현 정부가 규제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집값을 잡고자 한다면 전 정부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고 했다.

    서민 주거 불안 등의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 교수는 “공급이란 것이 신규 주택 공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매매를 통한 기존 주택의 순환도 공급이다”라며 “매물이 잠김 없이 계속 공급돼야 가격 통제도 가능한 것인데, 규제 지역을 확대하는 식의 정책으론 공급은 줄 수밖에 없다. 서민 주거 안정에도 부정적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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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미래도시정비사업추진단' 소속 일부 주민들은 지난 7일부터 노원구 곳곳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은 현수막 모습. /노원미래도시정비사업추진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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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규제 지역 ‘핀셋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은 정부가 주민들의 얘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지역을 합리적으로 핀셋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수요자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일부 지역은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침체할 우려가 커 규제 지역 해제가 필요하다”며 “최소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해제를 해야 한다. 갭투자가 몰릴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대출 규제, 조정대상지역 취득세 중과 규정 등으로 투기 세력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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