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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1480원마저 위협하는 환율…더 멀어지는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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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집값 안 잡혔는데 환율마저 급등

    “다음 상단 계엄 전고점 1480원 가능성”

    금리 인하땐 원화가치 추가 약세 우려

    새롭게 발표될 성장률도 주요 변수로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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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3일 1470원선을 훌쩍 넘어서면서 1480원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의 경계심도 고조되면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공개적으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환율이 더 치솟게 된다면 통화정책의 공간(룸)은 상당히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율마저 계엄 당시 수준을 위협하게 되면 통화당국 입장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27일 발표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금리 인하를 늦추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69.0원으로, 개장한 뒤 장중 1475.4원까지 찍으며 1470원선 마저 돌파했다. 이로써 1480원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 고조됐던 4월이나 계엄 여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수준인 1480원대까지 치솟게 되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렵게 된다.

    역대 최대로 벌어졌던 한미 금리차(2.0%포인트)는 미국의 연속 금리 인하로 1.50%포인트까지 축소됐지만,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은 역전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를 부를 수 있는 금리 인하까지 단행하게 되면 환율의 상승세는 더 거세질 수 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요인으로 환율 레벨이 상승한 만큼 다음 상단은 계엄 당시 전고점인 1480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달러 강세폭 대비 원화 약세 압력이 이미 누적된 만큼 상단에 가까워질수록 당국 개입 경계감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집값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11월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19% 상승했다.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결정된 이유도 집값이었다. 한 금통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현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 기대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포함해 수도권 주택시장을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새롭게 발표될 경제전망도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수 있는 새로운 변수다. 특히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한은이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당장 통화정책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통화당국이 고환율과 서울 집값 상승 속에서도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했던 이유가 저성장이었는데, 만일 내년 성장률이 크게 상향 조정된다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한은의 현재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8월 제시된 1.6%다. 현재 한은 전망치는 다른 주요 기관보다 0.2%포인트 이상 낮고, 일부 기관과 비교하면 0.6%포인트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성장률을 2.2%를 제시했고, 한국금융연구원도 2.1%로 내년 2%대 성장을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 “2주 뒤 상향 조정 가능성(upside potential)이 있다”며 “금리 인하의 규모나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는 새로운 데이터에 달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재빠르게 접는 모양새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의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23%에 장을 마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가격 급등세와 더불어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 총재가 공식적으로 금리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 발작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홍태화·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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